X

[르포]망치로 머리 맞고, 헤머로 발등 찍고…직접 체험하는 안전

남궁민관 기자I 2018.03.11 11:00:00

LG화학 대산공장 고도화 통해 성장 지속
인력 세대교체·증설 등 "안전, 타협 없는 원칙"
업계 최초 안전체험센터, 직접 경험하니 효과 만점

9일 방문한 충남 서산시 LG화학 대산공장 안전체험센터에서 직원들이 안전체험을 시현해 보이고 있다.LG화학 제공
[서산(충남)=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쾅’ 소리와 함께 1미터 남짓 위에 있던 헤머가 작업자의 발등을 찍었다. 발등을 찍힌 작업자는 태연하게 바로 옆 좌석에 앉았고, 이번에는 떨어지는 망치를 고스란히 머리 위로 받아냈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안전화와 안전모를 착용한 작업자는 다친 곳 없이 안전했다.

지난 9일 직접 방문한 충남 서산시 LG화학(051910) 대산공장의 안전체험센터. 앞선 놀라운 광경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진 압력용기 폭발 체험 설비에서는 압력을 받은 용기가 ‘펑’하고 큰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났고, 분진 체험 설비에서는 좁은 공간에 가득한 불이 붙는 광경도 재현했다. 지켜보는 이들 중 ‘꺅’하는 비명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생생한 체험들이었다.

LG화학은 지난해 약 10억원을 투자해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이곳 체험관을 마련했다. 건설안전, 전기안전 등 총 5개 분야 24종의 체험설비를 갖추고 보호구 충격 체험, 과전류 체험, 떨어짐 체험 등을 임직원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긴 역사를 이어온 대산공장에게 안전체험센터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장에서 만난 박상춘 안전환경담당은 “대산공장의 경우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곳으로 공장과 시작을 함께한 노련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최근 정년퇴직을 하기 시작하며 젊은 세대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경험이 적은 이들에게 현장을 직접 체험하도록 해 스스로 사고를 예방하는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LG화학 대산공장 전경.LG화학 제공
특히 대산공장은 고도화를 위해 리모델링과 증설을 거듭해온 만큼 안전만큼은 최우선 가치이자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 됐다. 대산공장은 1991년 현대석유화학 1단지로 시작해 2004년 7월 LG화학의 품으로 들어왔다. LG화학은 인수 직후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2조41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중 1조5700억원을 신규 확장에 투입했다. 2005년 인수 당시 218만t(톤)이었던 연간 제품 생산능력은 570만t(2017년 기준)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100억원에서 5조2918억원으로 각각 3배 수준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에 LG화학 대산공장은 약 155만㎡(47만평) 규모의 수직 계열화 된 대규모 석유화학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NCC공장을 포함해 총 21개 단위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에틸렌과 폴리올레핀,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30여종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대산공장은 다시 한번 고도화 작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대산공장에 20만t 규모 엘라스토머 공장과 23만t 규모 NCC(나프타분해설비) 증설을 진행 중이다. 각각 4000억원, 2870억원을 투자했다.

이날 대산공장 안전체험센터를 나서 차량에 탑승해 남쪽으로 5분 정도 이동하자 1만8000평 규모의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현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공사 현장 곳곳에는 ‘안전의 답은 현장에 있다’ ‘안전은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다’와 같은 문구와 함께 각종 안전수칙들이 새겨져 있었다.

칼바람 속에서도 이미 물류창고, 포장장 건설은 마무리 단계였고 핵심설비인 생산공장 2곳은 철골공사를 끝내고 안전발판 및 가드·핸드레일 등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투입 인력만 4100여명에 이른다.

김동온 대상공장 주재임원(상무)은 “올해 하반기에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29만t으로 증가해 다우케미칼과 엑슨모빌에 이어 생산량 기준 세계 3위에 오르게 된다”며 “공격적인 선제투자를 지속해 고부가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 고도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