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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한민국은 축제 중이다. 전국 산과 강이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어 가는 10월과 11월, 나들이에 가장 좋은 이때에 축제가 집중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열렸거나 열릴 전국 지방자치단체 주관의 대규모 지역축제는 693건이다. 이 가운데 33%인 240여건이 10∼11월에 열린다. 하루 평균 4개씩 열리는 셈이다.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제18회 김제지평선축제’(9월 29일~10월 3일), 국내서 내로라하는 글로벌축제인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9월 30일~10월 9일),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10월 1∼3일) 등으로 가을축제의 문을 열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제가 연이어 이어진다. 전주세계소리축제(10월 3일), 진주개천예술제(10월 3~10일), 서울아리랑페스티벌(10월 14∼16일), 부산불꽃축제(10월 22일), 정읍사문화제(10월 28~30일), 미당문학제(10월 28∼30일), 서울빛초롱축제(11월 4~20일) 등등. 여기에 가을이면 빠지지 않는 먹거리·억새축제가 줄줄이다. 민둥산억새꽃축제(9월 24일~11월 13일), 청송사과축제(11월 4~7일), 순천만갈대축제(11월 4~6일), 군산-서천 금강철새여행(11월 18~20일), 파주장단콩축제(11월 18~20일) 등. 일일이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지역별로 전남(107건), 충북(93건), 경북(85건), 강원(82건) 순.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보다는 지방에 집중돼 있고 개최일수도 대부분 주말을 이용해 평균 3~5일 정도씩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 축제가 몰리는 이유는 각 지자체가 자축하듯 문화·특산물 행사 등을 앞다퉈 열고 있고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통로역할을 축제가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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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효과도 만만찮다. 지난달 9일 막을 내린 임실N치즈축제에는 약 21만명이 몰렸고, 경제파급효과는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7일까지 여는 경남 창원시의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지난해 11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365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창출했다는 게 축제준비위원회의 설명이다. 지역브랜드 상승효과도 크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대표 영화제로 키워냄으로써 ‘아시아 영화도시’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경기 가평군은 재즈페스티벌, 강원 횡성군은 한우로 명품브랜드를 육성했다.
반면 각종 행사성 축제에 여전히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15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연간 축제에 투입하는 예산은 총 3275억원 규모. 이 중 75% 이상이 국고에 의존한다.
전문가들은 축제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규모의 다양성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축제전문회사 피엔제이의 주진언 대표는 “축제 방문객 수를 축제의 성패로 평가하는 기존 관행 때문에 각 지자체가 다음번 행사의 원활한 예산지원을 위해 현장 방문객 수를 허수로 산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지역축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타지역과 차별화한 아이템과 다양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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