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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피살 재력가 송씨 건물 있는 발산역 주민에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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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영 기자I 2014.07.04 08:23:45

일반주거지 용도제한 부딪혀..김형식 의원 만나 로비한 듯
발산역 일대 상가.."용도변경하면 땅값 3~4배 올라"
아파트 주민들 "상업지역되면 유흥주점 판칠 것" 반대

△숨진 송모씨의 소유로 알려진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일대 순봉빌딩 주변.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임현영·김성훈 기자] “사건이 터진 후 사람들 사이에 이런저런 소문이 많이 돌고 있어요. 또 입주 상가와 주민들 사이에선 ‘용도 변경이 도움이 된다, 안된다’ 설전이 벌어지고 있어요.”

3일 오후 찾은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역4거리 일대 상가(근린생활시설).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청부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재력가 송모(67)씨와 그 가족이 소유한 건물 4개동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주변 상가들은 송씨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다.

송씨 일가가 소유한 ‘순봉빌딩’은 발산역 5번 출구에서 100m를 채 못가 대로변에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은행·음식점·학원 등이 입점해 있다. 옆 블록에 위치한 블리스웨딩홀과 웨딩홀 뒤편에 있는 순봉빌딩 상가 아파트(다세대주택)도 송씨 소유다. 총 25가구로 구성된 이 다세대주택은 5층 규모로 1층은 상가로 사용되고, 나머지 4개 층에는 18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순봉빌딩 뒤쪽에 위치한 블리스웨딩홀 주차장 및 상가도 송씨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름해 보이지만 4개 건물의 공시지가를 더하면 총 593억원, 시세는 두 배 정도 비싼 1200억원이 넘는다. 주변 상가 임대료는 50㎡ 기준으로 보증금이 4000만원, 월세는 200만원 정도다. 화곡동 일대 건축물까지 합하면 송씨는 총 300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재력가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송씨가 용도 변경에 성공했다면 막대한 이득을 챙겼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3종 일반주거지역인 이곳이 상업지역으로 바뀌게 되면 용적률이 250%에서 800%로 높아지고 층수도 최대 20층까지 올릴 수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건물 시세는 3.3㎡당 평균 4000만~5000만원 정도로 보면 된다”며 “용도 변경이 되면 아마 3~4배는 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순봉빌딩을 포함한 발산역 일대에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일반주거지역이라는 용도 제한에 부딪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씨가 김씨에게 로비를 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용도 변경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했다. 발산역 근처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이 지역이 상업용도로 바뀌면 안마시술소와 유흥주점 등이 들어서 아이들 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고 말했다, 발산역 주변에서 슈퍼마켓를 운영 중인 한 주민은 “상업지역이 되면 임대료가 크게 올라 세입자들은 대부분 쫓겨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서구청은 일단 이 일대에 대한 용도 변경 추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능성은 열어 둔 상태다. 강서구 도시계획과 방준효 팀장은 “용도 변경 추진은 현재 중단한 상태이지만, 인근 마곡지구 조성에 따른 향후 개발 수요가 늘고 건물이 더 생기면 (용도 변경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서구는 지난해 서울시에 이 일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도시계획변경안을 제출했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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