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서울시 홍제동에 사는 김모(32세)는 얼마 전 스마트폰 외에 피처폰을 추가로 샀다. 기존에 쓰던 011 번호는 올해부터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011번호를 썼기 때문에 이 번호를 포기하기가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010번호를 새로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고, 기존 번호는 피처폰에서 쓰기로 했다.
LTE 등 이동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급격하게 감소 추세를 보였던 SK텔레콤(017670)의 2세대(2G) 가입자가 지난달 깜짝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6일 발표한 ‘이동통신 가입자 수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G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말 403만명, 11월 말 393만영 등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12월 말 395만명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2G 가입자는 3G, LTE 등 무선통신 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난 연말 깜짝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것은 정부의 ‘010 자동전환’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을 쓰는 3G, LTE가입자는 원래 010번호만 사용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01X(011·016·017·018·019)번호를 쓰는 가입자도 지난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부터는 01X번호를 쓰던 3G, LTE 이용자들은 010번호로 자동 변경됐다.
일부 01X이용자들은 이 정책에 불만을 나타냈다. 워낙 011번호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고 오랫동안 쓰던 번호를 변경했을 때 불편사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011번호를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포기하고 일반 휴대전화인 피처폰으로 복귀했거나 김모씨처럼 스마트폰 외에 세컨드폰인 피처폰을 별도로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011번호의 희소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2G를 다시 선택한 가입자가 늘거나 011번호를 쓰는 선불 가입자가 증가했고, 011번호를 이용하는 사물통신(M2M) 회선이 증가한 점 등이 2G 가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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