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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정부가 최근 기초연금 개편안을 내놓았다. 소득 하위 70% 지급 원칙은 유지하되 하위 30%에는 월 38만원, 30~45%에는 35만 9000원을 지급하고 45~70%는 현행 35만원으로 동결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다. 저소득 부부가구 감액률을 20%에서 10%로 낮추고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담겼다. 아직 확정된 제도는 아니지만 ‘더 필요한 분께 더 두텁게’라는 방향에는 이견이 없다.
기초연금 보장성을 높이려면 국민연금과의 관계도 살펴야 한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다층연금체계를 이루는데 각 제도가 맞물려야 적정한 노후소득이 마련된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 함께 짚어야 할 문제가 국민연금 연계감액이다.
국민연금 연계감액은 국민연금 수급자의 기초연금을 일정 기준에 따라 줄이는 제도다. 기초연금을 올려도 연계감액으로 실제 지급액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액이 기준연금액(2026년 34만 9700원)의 150%인 52만 4550원을 넘으면 국민연금 A급여 등에 따라 기초연금이 최대 절반까지 깎인다. A급여는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에 해당하는 몫이다. 세금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성격이 겹친다는 것이 감액의 논리였다. 2014년 도입 당시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할 기회조차 없었던 어르신과 재분배 혜택을 받는 수급자 사이의 형평을 맞추려는 취지도 있었다. 그때는 그런대로 맞았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65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은 2013년 30% 수준에서 2025년 말 56%로 늘었다. 국민연금 평균액은 2014년 32만원에서 2025년 68만원으로 두배 넘게 오른 반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20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연계감액 대상자도 2020년 42만 2000명에서 2025년 6월 78만 4000명으로 늘었다. 평균 감액액은 6만 9000원에서 9만 4000원으로 커졌다. 국민연금이 성숙할수록 감액은 일부의 문제가 아닌 다수의 문제가 된다.
제도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성실한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다. 그러나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과 연계돼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 감액이 연금 총액이 아닌 A급여에 연동되다 보니 같은 국민연금을 받더라도 저소득 장기가입자가 고소득 단기가입자보다 더 많이 깎이는 역진이 생긴다. 국민연금 가입을 독려하면서 정작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은 깎이는 셈이다.
정부안대로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게 기초연금 지급이 확대된다면 형평성 논란도 생길 수 있다. 직역연금에는 국민연금 A급여가 없어 같은 연계감액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 공무원들은 ‘성실히 냈는데 왜 깎이느냐’는 어르신의 질문에 납득할 답을 내놓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고 공무원조차 설명하기 힘든 제도는 좋은 제도라 할 수 없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국민연금 개혁으로 소득대체율이 43%로 오르고 출산·군복무 크레딧이 확대되면 A급여도 커질 수 있다. 감액 대상이 늘어 체감하는 불공정도 커질 것이다. 하위 30% 추가지원 3만원조차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온전히 받지 못한다면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해법은 있다. 당장은 일정 가입기간까지 감액을 면제하거나 국민연금 평균액 32만원·기초연금 기준연금액 20만원이던 시절에 만든 감액 기준과 계수(⅔)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국민연금의 소득비례 성격을 분명히 하거나 기초연금을 저소득 어르신 중심으로 재편해 두 제도의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다.
2025년 국민연금 개혁도 정부안을 토대로 국회 논의를 거쳐 결실을 맺었다. 기초연금 개편 논의의 장이 열린 만큼 정부와 국회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그때는 맞았던 설계가 지금도 맞는지, 이제 국민의 눈높이에서 다시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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