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효은 기자] 배런스지는 22일(현지 시간) 변동성이 커지는 국채 시장을 두고 아직은 ‘패닉’의 순간은 아니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지난 수요일 시장의 ‘역대급 이벤트’가 발생했다, 금방 사라졌다. 미국 국채 입찰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미 재무부는 이날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이는 6월까지 3개월간 총 5,140억 달러 조달 계획 중 일부분이다.
이번 국채는 5.047%의 수익률에 낙찰됐으며, 이는 입찰 마감 직전 시장금리인 5.035%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요가 기대보다 낮았다는 의미다.
이번 결과는 특히 일본 국채시장에서의 부진한 입찰 직후 나온 것이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앞서 일본은 “국가 재정이 그리스보다 심각하다”라고 발언했으며, 10년 만에 최악의 국채 입찰 실패를 경험했다.
다만, 장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선, 이번 입찰은 20년물 국채로, 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이고 유동성이 낮은 만기물이다. 보통 10년물과 30년물이 시장 신뢰도를 가늠하는 데 더 적합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입찰 참여는 예상보다 활발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같은 긍정론에도 불구하고 막상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10년물은 4.6%, 30년물은 5%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베어 스티프너’ 현상이 나온 것이다.
배런스지는 이번 사태는 시장이 갑자기 재정적자나 부채한도, 인플레이션, 관세 문제에 깜짝 놀라 눈을 뜬 것이 아니라고 논평했다.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던 문제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엔 “파산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닥친다.”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의 국채 수익률 급등이나 입찰 부진도, 비슷하게 ‘서서히 쌓이다가 갑자기 터지는’ 흐름일 수 있다. 물론 채권 투자자들이 항상 정답을 아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내는 신호는 절대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이번 20년물 국채 입찰이 그 경고 중 하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