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의 동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4월 중순 6만30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3만2000달러대로 반토막 났다. 6월 들어 4만 달러까지 반등하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한 주 동안 약 18% 급락했다. 22일에는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3만 달러대를 하회하기도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 화폐 급락의 원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시화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를 가장 먼저 꼽았다. 가상화폐 시장이 기술 혁신 붐과 더불어 급격히 동반 성장한 부문도 있지만 미 연준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확대가 폭발적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역으로 유동성 축소 우려가 가상화폐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설명했다.
각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움직임 역시 가상화폐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미 연준 등 각국 중앙 은행 총재들이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 혹은 버블 위험성을 연이어 지적하는 가운데 가상화폐 최대시장이라는 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가상화폐 시장 단속이 결정적으로 가상화폐시장에 충격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중국 내 주요 비트코인 채굴장소로 알려진 쓰촨성 지역의 가상화폐 채굴장 폐쇄명령이 내려지는 등 중국정부의 가상화폐 시장단속이 가격 추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밖에 미국 비트코인 ETF 출시 승인 지연은 제도권 편입을 기대했던 가상화폐 수요의 감소를 촉발했고 일론 머스크로 대변되는 팬덤 효과 약화, 각국 정부의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 움직임 확대도 기존 가상화폐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술주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해 팬데믹 이후 기술주를 대변하는 ‘FANG지수’와 비트코인 가격은 유사한 추세를 유지하는 등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했지만 이러한 추세가 2분기 들면서 급격히 약화됐다.
박 연구원은 차별화 흐름에 대해 “가상화폐의 경우 자산가치를 측정할 근거가 빈약한 반면에 기술주의 경우 실적 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기대감과 유동성 힘으로 동반 상승했지만 기술주의 경우 실적이라는 펀더멘탈이 뒷받침 되는 반면 가상화폐 가격은 기대감 소멸로 유동성 축소와 규제에 취약성을 노출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주목 받기도 했지만, 이번 가격 하락으로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을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유동성 기대감이 약화될수록 가상화폐 가격 급락에서 보듯 일부 펀더멘탈이 취약한 자산가격이 급격히 조정받을 가격 조정 위험이 잠재해있음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