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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놀토’와는 다르다… 뒷맛 찝찝한 주 4일 근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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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 기자I 2020.07.11 10:00:00

주 5일 근무제, 2004년부터 공공기관부터 시작
목요일 회식, 불금, 2박3일 일본 여행 등 문화 정착
코로나19로 호텔, 면세점 주 4일 근무제 일시적 도입
위기 대응을 위한 방편책… 정착되기보단 한시적 운영

지난 5월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창덕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2005년 초·중·고등학교에 다녔던 학생에겐 때아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2005년 넷째 주 토요일 휴무를 시작으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매월 2, 4째주 토요일에는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는 토요일을 가리켜 ‘놀토’, 즉 노는 토요일이라고 불렀다.

불금, 주말 日 여행… ‘놀토’가 가져온 변화

놀토는 주 5일 근무제 도입 전에 시행했던 토요휴업제의 결과물이다. 주 5일 근무제는 2004년 7월 공공기관에 처음 도입했고 이후 사업장 규모에 따라 2011년까지 점진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다만 법이 통과했더라도 기업 문화로 자리잡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직장인도 법적으로는 ‘놀토’에 쉬어야 했지만 보수적인 기업 문화 상 예년처럼 토요일에 출근해 오전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경영계에서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노동 생산성 감소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란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결과는 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이 발간한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주 5일제 실시 이후 전체적인 노동생산성(1인당 실질 부가가치 산출)은 1.5% 증가했다. 특히 평균 정규근로시간이 40시간 이상이어서 주 5일제 근무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서는 2.1%의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노동생산성 변화 그래프(표=한국개발연구원)
주 5일 근무제의 긍정적 영향은 노동생산성 증가 뿐만이 아니었다. 여가 시간 증가로 레저 산업 등 서비스 산업 전반이 성장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01년 3666억 원 수준이던 상위 10개 리조트의 리조트 매출액은 연평균 17%씩 성장해 2007년 9399억 원까지 늘어났다. 국내총생산에서 레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2.2%에서 2007년 3.7%로 확대했다.

사회 문화도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보통 금요일 밤에 진행되던 단체 회식은 목요일 저녁으로 바뀌었다. 다음날 출근 걱정을 안해도 되는 금요일 저녁은 밤새 친구들과 즐기는 게 일반화됐다. 불타는 금요일, ‘불금’이란 단어의 배경엔 주 5일제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금요일 또는 월요일 하루 연차를 사용하면 2박 3일 쉴 수 있어 일본 등을 방문하는 단기 해외여행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4월 24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출국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사진=연합뉴스)


◇ 주 4일 근무제, 해프닝으로 끝날까


이제는 주 5일 근무제마저 옛말이 될 상황에 처했다. 호텔신라, 호텔롯데 등 호텔 및 면세점 업계는 현재 주 4일 근무를 진행 중이다. 월~금요일 5일 본인이 희망하는 날에는 쉴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이달부터 주4일제 근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주 5일 근무제 실시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새 근무제를 시행하는 목적이 주 5일 근무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주 5일 근무제는 과도한 노동 시간과 여가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근로자를 구제하고자 도입됐다. 반면 최근 주 4일 근무제는 올해 초 확산을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이 어려워진 끝에 내린 자구책이다.

호텔 업계와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하늘 길이 막히면서 극심한 경연난을 겪고 있다. 당장 인건비를 절감해야 할 정도로 위기인 상황이다. 일부 호텔은 주 4일제를 넘어 유급 휴직을 권고하고 있다.

주 4일제를 시행하면 그만큼 근무 일수가 감소하므로 임금이 준다. 유급 휴직의 경우 3달 동안 70%의 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휴직 기간이 길어질 경우 노사가 합의해 급여를 조정해야 한다. 직원들로서는 주 4일제를 반기지 못하는 이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육아 문제나 개인적인 여유 시간 증가 등으로 주 4일 근무를 반기는 직원들도 적지 않지만 임금이 줄어든데 우려를 표명하는 의견도 많다”라면서 “해당 제도는 코로나19라는 긴급한 상황에서 도입된 데다 아직 도입한 기업이 소수인 만큼 주 5일 제도 만큼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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