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은 26일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 결과에 대해 대한항공(003490)에 가장 긍정적이고, 제주항공(089590), 아시아나항공(020560) 순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운수권 배분보다 더 중요한 이벤트로 3월에 진행될 한중 항공회담을 꼽았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 1년간 인천-울란바타르, 부산-창이(싱가포르) 등 중대 운수권과 기타 정부보유 운수권을 국적항공사에 배분했다. 시장의 관심을 받아온 인천-울란바타르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주 3회)이 가져갔고, 부산-창이(싱가포르) 노선은 제주항공(주 7회규모)과 이스타항공(주 7회 규모)이 양분했다. 기타 특이사항으로 장거리노선(유럽, 러시아, 호주)의 대부분을 대한항공이 가져갔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배분 결과를 평가해보면 커버리지 종목 중 대한항공>제주항공>아시아나 순으로 긍정적인 결과라는 판단”이라며 “대한항공은 장거리노선(런던, 헝가리, 네덜란드, 밀라노·로마, 러시아, 호주)을 대부분 독식하며 향후에도 차별적인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은 대부분 장거리 노선에서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부족 등 제한적 투자여력으로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회피를 위해 필요한 장거리 노선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경쟁이 치열했던 싱가포르 운수권을 확보하며 새로운 시장(중거리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노선은 단거리 기재(B737, A320)의 항속거리제한으로 FSC와 외항사만이 취항했떤 노선이다.
이 연구원은 “싱가포르 노선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원수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24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창출하던 시장”이라며 “제주항공은 주 7회 운수권 확보로 연간 340억원 내외의 신규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노선에서 운수권을 확보했다는 점은 제주항공의 안정적이고 차별적인 영업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향후에도 운수권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3월에 진행될 한중 항공회담은 2014년 이후 5년만”이라며 “국토부 내부에서 운수권 배분가능성은 높지만 2014년과 비교시 배분 규모는 작을 것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14년 항공회담에선 29개 여객노선에 주 90회 배분이 이뤄진 바 있다.
이 연구원은 “2014년과 달리 LCC의 외형이 크게 확대됐고, 정부, 국토부의 성향을 고려하면 LCC에 대한 분배비중이 2014년보다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3월 한중항공회담 결과는 제주항공을 비롯한 주요 LCC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리레이팅을 촉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