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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악기쇼 ‘뮤직차이나’… 디지털 악기·음악교육 콘텐츠 ‘대세’

김정유 기자I 2017.10.15 09:22:25

[르포]세계 3대 악기박람회 '뮤직차이나' 가보니
전 세계 2000여개 홍보 '분주'
디지털 피아노 작년보다 30% 증가
삼익악기, 자체 생산 디지털피아노 첫선
"교육 연계해 중국사업 속도 낼 것"

[상하이(중국)=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 번 쳐보세요. 우리 디지털 피아노는 음감은 물론,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는 느낌도 다릅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찾은 세계 최대 악기박람회 ‘뮤직 차이나(Music China 2017)’ 행사장은 각종 악기 소리와 함께 각 업체들의 홍보로 분주했다. 뮤직 차이나를 찾은 현지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디지털 피아노인데도 음감이 꽤 뛰어나네요. 구입하고 싶은데 얼마나 할인 가능한가요?” 부스에서 악기를 연주해 본 일부 관람객들은 즉석에서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악기 전시와 체험, 그리고 구매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뮤직 차이나 풍경이다.

1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뮤직 차이나 2017’ 삼익악기 부스에 많은 현지 관람객들이 어쿠스틱 피아노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뮤직 차이나 장식한 올해 악기 트렌드는 ‘디지털’

중국 상하이에서 매년 열리는 뮤직 차이나는 미국의 ‘냄쇼(NAMM show)’, 독일의 ‘뮤직 메세(Musik Messe)’ 등과 함께 세계 3대 악기 전시회로 알려져 있다. 과거 독일 뮤직 메세 등의 행사 규모가 더 컸지만 중국시장이 연 평균 8~9%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도약하자 뮤직 차이나 권위도 한층 커졌다. 어쿠스틱 피아노만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되는 중국은 각국 악기업체에게는 가장 큰 시장이다. 전 세계 피아노 판매량 약 60만대(추정치)의 50%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큰 만큼 올해도 총 30여개국, 20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올해 뮤직 차이나에 다양한 콘셉트로 자사 제품들을 홍보하면서 영업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었다.

전 세계 악기 대표 행사인 만큼 뮤직 차이나는 한해의 악기시장 트렌드를 짚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뮤직 차이나를 통해 악기업계가 꼽은 올해 악기시장 트렌드는 크게 △디지털 악기시장 확대 △악기 연계 음악교육 콘텐츠 증가 등 2가지다.

현장에서 만난 오경승 삼익악기 해외영업본부 전무는 “전통적으로 악기시장은 보수적이어서 크게 트렌드가 바뀌는 일은 없지만 최근 디지털 악기가 업계의 대세로 떠오르는 추세인 만큼 올해 행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보였다”며 “특히 피아노 시장에서 어쿠스틱은 정체돼 있지만 디지털 분야가 눈에 띄게 늘었다. 고객들도 저렴한 디지털 피아노를 많이 찾고 있고 업체들 역시 제조 단가와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뛰어들기 쉬운 분야여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여 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뮤직 차이나에 출품된 디지털 피아노는 전년 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중국시장 1위 업체인 펄리버 등 현지 업체들의 디지털 피아노 출시가 늘었다. 중국 내수 디지털 피아노 시장 규모는 2010년 연간 37만대에서 매년 증가해 2015년 5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60만대 수준까지 전망되고 있을 만큼 성장세여서 업체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체들의 이야기다.

펄리버 부스에서 만난 중국 악기대리점 사장 왕웨이씨는 “실제 이번 뮤직 차이나 전시장을 둘러보니 어쿠스틱 피아노 비중이 줄고 디지털이 늘었다”며 “진입장벽이 낮아 중국업체들이 쉽게 만들어내지만 품질이 따라오지 못해 빨리 철수하는 업체들도 많아 야마하 등 유명업체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뮤직차이나 2017에 참가한 영창뮤직 전시부스. (사진=영창뮤직)
◇음악교육 콘텐츠도 부상… 국내 악기업체, 中사업 가속화

디지털 피아노가 대세로 올라온 것과 함께 디지털 음악교육 콘텐츠도 올해 악기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올해 뮤직 차이나는 별도로 한 공간을 음악교육 콘텐츠들로 꾸몄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시장에서 음악교육 콘텐츠가 부상하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교육업체들과 악기업체들이 협업을 하거나 악기업체가 기존 악기에 교육 콘텐츠를 추가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펄리버도 일반 어쿠스틱 피아노에 디지털 악보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기존에 어쿠스틱 피아노를 다루기 힘들어했던 소비자들에게 모바일을 통한 디지털 악보로 ‘쉬운 연주법’을 제공하는 식이다. 일종의 악기교육 콘텐츠다. 또 다른 중국업체 파인드도 유사한 방식의 악기와 교육을 결합한 콘텐츠를 내세우는 등 곳곳에 음악교육 콘텐츠를 선보인 업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펄리버 관계자는 “교육열이 높은 중국시장에서 악기 교육사업은 부가적으로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며 “현재 중국에서는 이같은 방식의 콘텐츠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악기업체인 삼익악기와 영창뮤직도 대규모로 부스를 꾸며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삼익악기는 독일 ‘자일러’ 브랜드로 대표되는 피아노, 기타 등으로 3개 부스를 꾸려 관람객들을 맞았다.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디지털 피아노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익악기는 중국 어쿠스틱 피아노 시장에서 펄리버, 야마하, 파슨스, 하이룽 등에 이어 5위권 업체에 속한다.

이형국 삼익악기 대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삼익악기는 중국에서 비교적 선방해 오히려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교육과 연계한 사업으로 삼익악기의 중국사업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사인 영창뮤직은 자사의 디지털 악기 브랜드 ‘커즈와일’을 주력으로 13종 제품들을 적극 어필했다. 지난 2년간 400만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투입해 개발한 신디사이저 ‘SP6’도 전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공개했다. 김홍진 영창뮤직 경영지원본부장은 “신디사이저 SP6 신모델을 최초 공개하고 알버트웨버 색소폰 등 다양한 관악기들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수 성장과 큰 폭으로 증가 중인 전자악기 수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 야마하는 큰 규모로 부스를 꾸며 다양한 디지털 피아노 체험 기회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해 눈길을 모았다.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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