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한기자] 달러대비 원화환율이 폭등세를 보이며 2년7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인 1050원에 바짝 다가섰다. 엔/원 환율도 100엔당 1,000원대로 급등하면서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약세가 뚜렷하다.
특히 환율이 104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5년 11월25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달러 결제 수요가 폭증하면서 환율 급등을 촉발시켰고 정부 관계자의 환율 상승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환율상승 최대 수혜업종인 자동차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모아지고 있다.
◇ 현대차 환율 10원 상승시 영업익 500억 개선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위원은 9일 "환율 상승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업종의 추가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지금의 주가 강세도 당분간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005380)의 경우엔 달러/원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은 최소 500억원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차의 지난해 수출액은 180억 달러 정도로,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6%에 달했다. 통화별 결제비중은 달러 54%, 유로 37% 등이다.
헷지비율을 감안했을 때 영업상 달러화에 대한 순환위험노출(net exposure)이 50억불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돼 원화약세는 상당한 규모의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 글로비스, 현대모비스, 기아차도 환율 수혜주
최대식 연구위원은 또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글로비스(086280)도 원화약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해외 2개 공장과 거래하고 있고, 이중 슬로박공장은 100% 노출돼 있고, 미국 앨라배마공장도 30% 정도가 달러화에 대해 노출된 만큼 환율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기아차(000270)는 영업상 달러화에 대한 순환위험노출이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베이스가 작기 때문에 민감도는 훨씬 클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외화차임금이 과다하기 때문에 환율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위원은 현대모비스(012330) 역시 지난해 기준으로 달러화에 대한 순환위험노출이 13억달러 달해 수혜를 예상했다.
쌍용차(003620)는 수출 비중이 45%에 달해 수혜가 예상되지만 부품의 외자 수입비중이 타사 대비 높고 헷징으로 영업외에서 손실을 보는 게 있어서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는 않은 것이란 분석이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 환율 상승으로 영업외까지 포함해서 네트로 50억원 정도 이익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CJ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가 10만원을, ▲기아차에 대해선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가 1만4200원, ▲현대모비스에 대해선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가 10만원을, ▲쌍용차에 대해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가 8000원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 관련기사 ◀
☞현대차 "국내 생산물량 확보위해 R&D투자 지속 확대"
☞기아차, `제네시스` 형제 `VG` 내년 7월 생산
☞현대차, 5월 가족사랑 대축제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