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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인수금융)④"이런 인수금융은 처음이다"

김현동 기자I 2008.02.11 09:19:54

대한통운 인수금융 규모 오리무중
금호측 "투자 싫으면 그만" 배짱에 불만 고조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 인수금융 구조를 놓고 금융권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한달이 다 됐지만, 인수금융 구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 개월 전부터 대한통운 인수금융에 집중해 온 금융회사들은 자금조달 및 운용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EB 발행외엔 인수금융 확정못해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아직까지 대한통운 인수금융 구조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금융에서 확정된 내용은 전체 인수대금 4조 1040억원 가운데, 최대 1조 957억원을 교환사채(EB)로 조달한다는 것과, 전략적 투자자로 롯데 효성 등이 참여한다는 정도. ☞관련기사 2008/02/01 (대한통운 인수금융)①EB로 재무부담 완화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은 자회사인 대우건설(047040)과 아시아나항공이 차입주체가 된다는 것 외에, 차입 규모와 금리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 측은 인수금융 구조는 제시하지 않은 채, 금리가 높다면 EB를 많이 발행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정확한 인수금융 구조를 모르는 상황에서 금리조건에 대해 재검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호아시아나 측이 대출 확약서와 EB투자 의향서 등을 놓고서 차입조건을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 "대출을 하기로 정해놓은 상황에서 인수금융 구조를 모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난감해했다.

통상 인수금융에서 금융회사들은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 자금지원 계획을 확정하고 M&A 일정에 맞춰 자금조달과 운용계획을 마련한다. 더구나 대한통운 인수금융처럼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한 곳에 자금을 `올인`할 수 밖에 없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대한통운 인수금융에 자금이 묶여있는 셈이다.

◇ 금호아시아나 "투자하기 싫으면 그만"

특히 대한통운 인수금융의 경우, 금호아시아나 측이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의 자금조달 계획을 크게 변경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 전략적 투자자와 자기자금으로 1조원 정도를 마련하고, 금융회사를 통해 1조원 이상을 조달하며 EB 등으로 1조원 이상을 충당한다는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했었다.

그렇지만 채권금리 급락으로 EB 발행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금호아시아는 금융권 차입규모를 크게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는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에 1조원 이상을 금융회사에서 차입할 계획이었다"며 "EB와 자기자금을 통한 조달 규모에 변동이 생기면서 차입 규모에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금호측은 당초 공동 주간사인 국민 신한 우리은행을 통해 은행별로 4000억~5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은행권 차입규모를 총 5000억~6000억원으로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인수금융부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자금지원을 약속하면서 대한통운 인수에 도움을 줬는데, 금호측이 지나치게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권의 이 같은 불만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투자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반응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투자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며 "현재 차입조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다음달 3일 대한통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달 10일 인수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대한통운 인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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