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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토큰증권 선구' 핀헤이븐 "韓서 생산적자본 비전 실현"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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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11.08 1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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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돈의 길, 돈의 미래> 쓴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 인터뷰
캐나다 최초 토큰증권 발행사 및 거래 본인가, 제도설계도 한몫
"토큰증권 통한 생산적자본 활성화, 가장 잘 실현할 곳이 한국"
"토큰증권 플랫폼 협력…탄소배출권·에너지 토큰화로 사업 확장"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2017년 캐나다에서 핀헤이븐(Finhaven)이라는 핀테크 기업을 설립해 그 이듬해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토큰증권(STO) 발행과 유통(거래) 본인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해 온 김도형 대표이사는 “블록체인 기술로 자본이 조금 더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며 이런 비전을 고국인 한국 땅에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정훈 기자)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정훈 기자)
최근 <돈의 길, 돈의 미래>라는 책을 쓴 뒤 방한한 김 대표는 서초 삼성금융타운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토큰증권을 활용해 자금이 필요한 곳에 생산적 자본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 생각했다”며 이번 책 출간이 이런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미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인프라를 개발해서 운영해왔던 회사라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에서 토큰증권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토큰증권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하는 회사들을 제공하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토큰화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가져갈 수 있도록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핀헤이븐은 지난 3월 국내 기후 및 임팩트 금융 플랫폼 기업인 자국(ZACOOK)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김 대표는 “우리가 가진 기존 플랫폼이 탄소배출권을 적용하는데 최적화돼 있다”며 “발행과 유통에서 NFT 계약시스템을 활용해 동일하지 않은 다양한 탄소배출권들을 자산으로서의 무결성(Integrity)을 가지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캐나다에서) 개인적으로 직접 광산 개발과 생산도 해봤고 상장도 시켜본 경험이 있어서 에너지와 자원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자원 개발을 토큰화하면 상당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어떻게 하면 이 자원을 비싸지 않은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포지셔닝을 하면서 자원을 확보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온실가스 감축·제거 실적을 인증·거래하도록 한 탄소 크레딧의 경우 일본 쪽과 같이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음은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

-지금 대표로 있는 핀헤이븐이라는 회사부터 소개해달라.

△2017년도에 설립이 된 회사다. 블록체인 기술을 증권시장에 적용함으로써 금융시장의 효율화를 높이고, 그를 통해 자본이 좀더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자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다. 2018년 3월 영국에서 3000만 파운드 규모의 펀드를 토큰화하는 개념증명(PoC)에 성공하면서 파이낸셜 타임스(FT)에 크게 보도됐다. 이후에 규제 내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하자는 생각에 캐나다 증권위원회들과 2년반여에 걸쳐 우리가 만든 인프라로 테스트와 기술감사 등을 거쳐 2020년 말에 토큰증권 발행자와 2차시장에서 유통하는 거래소, 청산결제까지 규제 샌드박스로 시작했다. 캐나다 최초였고, 이후 2025년까지 5년 정도 본인가로 사업을 지속해왔다. 당시 기술적인 기여도 했지만, 캐나다에서 최초로 토큰증권을 적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자본시장 리스크와 리스크 최소화 방안 등을 당국과 함께 마련했다. 그 덕에 저는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증권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해왔다. 그외에도 분산아이디나 대체불가능토큰(NFT)를 이용한 디지털등기 등의 기술도 제공했다. 다만 지금은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본인가에서 빠져나온 상황이다.

-5년간 진행했던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에서의 실적을 알려달라.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겠다는데 어떤 사업인가.

△지금까지 대략 20개사 정도의 발행 실적을 가지고 있고, 편하게 국가 개념으로 볼 수 있는 관할권(Jurisdiction)으로는 5개국 정도가 있다. 토큰화했던 자산은 부동산부터 테크놀로지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데, 가장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한 토큰화 자산은 모기지쪽이었다. 그 중간에 NFT를 증권화하는 것도 시도해봤다. 글로벌 사업은 사모사채나 사모신용 등을 포함한 사모증권 내지는 대체투자시장 쪽을 주로 고려하고 있다. 그 시장의 글로벌 마켓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기술 플랫폼과 아키텍처를 가지고 글로벌 사업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돈의 길, 돈의 미래>라는 책을 냈다. 캐나다에서 비즈니스 하면서 한국 독자들에게 이런 얘길하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일해오면서 미국과 캐나다, 영국, 독일, 이스라엘 등 여러 컨퍼런스에 불러 다니면서 발표를 했다. 그런데 말이라는 건 결국 사라지는 것이다보니 글로 뭔가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올 3월에 <단순성의 혁명(Simplicity Revolution)>이라는 영어로 된 책을 냈다. 처음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려 했는데, 한글로 번역하니 내용도 어색하고 설령 잘 번역한다해도 한국 독자들에게 접근성이 좋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방식으로 아예 책을 다시 쓴 것이다. 누구든 쉽게 읽으면서 이게 토큰증권이구나, 토큰증권이 나오면 이런 것들이 가능하구나, 한국이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이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볼 수 있겠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쓰고 싶었다. 또 토큰증권을 통해 자금이 필요한 곳에 생산적 자본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의 비전이 궁극적으로 한국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

최근 김도형 대표가 국내에서 발간한  책 표지 (사진= 단순솔리스 제공)
최근 김도형 대표가 국내에서 발간한 <돈의 길, 돈의 미래> 책 표지 (사진= 단순솔리스 제공)
-한국에서도 내년초부터 토큰증권 시장이 열린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또 성공할 만한 토큰화 유망 자산은 어떤 것으로 보는지.

△한국에서 토큰증권이 어떻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 게 사실 좀 무리인 것 같아서 제 경험으로 답변해야할 것 같다. 핀헤이븐이 토큰증권을 처음 시작할 당시 캐나다에서는 두 가지 흐름이 있었다. 첫째는 미술작품이나 부동산 등 지금까지 증권화하지 못한 자산들을 토큰화하자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캐나다가 자원 부국이다보니 매장된 자원을 토큰화하자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를 토큰화하려고 투자자들과 접촉했을 때 정작 투자자들이 상품을 이해하지 못했다. 투자에 관한 한 모든 사람들은 상당한 보수성을 보인다. 그래서 토큰화하려는 자산이 무엇이든 간에 평소 자신이 잘 알고 편하게 느껴지는 곳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에 있었던 증권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고 느꼈다. 우리가 그나마 좀 성공적으로 토큰화했던 게 모기지였는데, 이는 그나마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산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또 하나 발행자들이 놓치는 포인트는, 토큰이라는 건 사실상 장부에 관한 얘기지 금융상품에 관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술작품을 토큰화하려면 이를 우선 증권으로 만들고 난 다음에 그 증권을 토큰 형태로 팔겠다는 얘기다. 이 증권화 부분을 간과하고들 있다. 다시 말해서 100억짜리 집을 토큰화하느니 5000억짜리 리츠를 파는 게 더 쉽다. 100억원짜리 집을 토큰화해도 경제성이 안 나온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는 자산이어야 비용이 감당된다는 걸 알게 된다. 한국에서도 자본시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자그마한 프로젝트를 돌려봐야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경험으로 보면 미술품이나 음원, 소규모 부동산 같은 비정형 자산을 토큰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나.

△그렇다. 어떻게든 발행했다 하더라도 유통을 찾는다는 건 또 힘든 얘기다. 그만큼 유동성이 들어와 줘야 하고, 거기서 가치가 나와줘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게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테스트를 한다면 작은 프로젝트로 하기보다는 기왕이면 큰 프로젝트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물론 큰 프로젝트에서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나 우려되겠지만, 오히려 안전장치를 달고 큰 프로젝트를 시험해 보는 게 사고 날 확률을 더 낮출 수 있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머니마켓펀드(MMF)나 국채, 주식 같은 게 토큰화하기 훨씬 유리하겠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그렇다. 다만 미국 시장의 토큰화 트렌드는 다시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선 토큰화하려는 자산의 원장이 있고, 거기서 일부를 떼서 토큰화하기 때문에 중간에 다시 트러스트 회사가 붙고, 커스터디도 따라붙는 복잡한 구조로 가고 있다. 미국에선 MMF나 국채 내지는 사모펀드가 크립토 영역에 있는 자금을 더 빠르게 많이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게 토큰화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현재의 규제 틀 내에서 빠르게 해야 하고, 레이어를 더 만들게 되는 것이다. 사실 토큰화의 본질은 레이어를 줄이자는 건데 역으로 가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토큰화의 더 본질적 측면에서 혁신이 나오기 좋은 영역은 사모증권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공모시장은 이미 너무나도 효율적인 시장이 돼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사모시장은 테크놀로지가 너무나도 부족하고 과거 방식을 여전히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페이스X 상장 때처럼 유니콘 주식들이 상장되기 1년 쯤 전이면 시장에선 이미 비상장 주식 물량이 많이 돈다. 이걸 글로벌하게 팔러 다니지만 산다는 게 무척 힘들다. 그러다 보니 어떤 국가들은 중간에 투자펀드를 하나 만들어놓고 거기서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뒤 펀드 유닛을 투자자들에게 파는 방식을 쓰는데, 투자자들은 상당히 비싼 가격이 사는 셈이다. 이런 걸 토큰화했을 때 혁신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더 큰 것이다. 말레이시아 자원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려면 막막하고 나중에 피해볼 확률도 높은데, 이를 토큰화한다면 효율성이 굉장히 좋아질 수 있다. 토큰화를 통해 중소 금융기관이나 금융인프라가 약한 국가들로도 자본이 쉽게 흘러들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게 바로 토큰증권의 민주화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지 않아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토큰증권 거래가 당장은 불가능한데. 이는 토큰증권 효율성이 낮추는 것 아닌가.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래와 장부를 일치시키는 대조 정산을 뜻하는) 리콘실리에이션(Reconciliation)을 효율화하는 게 토큰화의 핵심인데, 결제수단이 기존과 같다면 한 쪽은 기존 장부이고 다른 쪽은 토큰이 돼 당연히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절반만의 토큰화인 셈이다.

-국내 토큰증권이 허용됐지만 프라이빗 분산원장을 표준으로 정하면서 퍼블릭 체인 활용이 배제됐다.

△토큰증권도 본질적으로 증권이라 규제당국 입장에선 피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다. 거래 체결이 잘못됐을 때 그걸 어떻게 유보하고 거래 내역을 없던 걸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퍼블릭 체인 상에서 토큰증권이 유통되면 이걸 할 수 없게 된다. 또 자산은 지갑에 그대로 있는데 개인키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자산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럴 때 키를 새로 발행해주는 메커니즘이 있어야 하는데, 퍼블릭 체인에선 불가능할 수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당국 입장에서는 퍼블릭 체인을 권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부 업체들은 ‘우리는 퍼블릭 체인 상에서 토큰화를 했다’고 하지만 마케팅 차원에서 하는 얘기다. 퍼블릭 체인을 쓴 건 맞지만, 레이어2 형태로 해서 한정된 환경 내에서만 검증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거래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 하는 것이다. 결국 퍼블릭 체인이지만, 당국이 우려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핀헤이븐이 추구하는 것이다. ‘핀헤이븐 체인’이라고 부르는 규제 준수 기관 금융시장용 퍼블릭 체인인데, 아직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SEC는 혁신면제 조치를 통해 5년 간 규제 샌드박스 형태로 미국에서 토큰화주식을 거래하도록 하고 있다. 자본시장 혁신 기대가 큰데.

△지금 벌써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초기엔 많은 상장사들은 자기 주식을 토큰화하는데 부담을 느낄 것이다. 최근 인텔 주가가 하루에 20% 이상 급락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가치를 뭘로 봐야 하느냐 혼동이 생기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큰화주식을 냈을 때 또 다른 투기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걱정할 것이다. 발행사 입장에선 투자자들에게 언제나 최선의 가격을 제공해야 하는데, 토큰화주식과 가격 괴리가 생기면 차익거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24시간 주7일 거래가 되는 걸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지금도 힘든데 밤새 시장을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회사는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 금융당국이 내놓은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보면 상장주식 토큰화를 제일 마지막으로 검토할 것 같다.

△한국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미국을 따라가기 보다는 본질적 질문을 해야할 것이다. 토큰화주식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아니라면 또 다른 카지노판을 여는 것일 수도 있다. 한국은 조심하는 편이 좋다고 본다. 미국이 말하는 자본시장의 효율성은 사실상 카지노의 효율성을 말한다. 공매도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국 시장에 참여하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어떤 것을 주고자 하는지 본질적 고민을 해보는 게 필요하다. 무조건 토큰화한다고 혁신이 되는 게 아니다. 본질적으로 필요한 토큰화를 하는 게 혁신이다. 미국은 금융 혁신을 말할 때 어떻게 하면 시장에 유동성을 더 만드는지에만 매몰돼 있는 것 같다. 조심스러운 얘기긴 한데,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도 같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하면서 규제당국과 제도 정비를 위해 수년간 협업했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디지털자산 정책에 대해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한국에서 시장을 규제한다고 할 때, 중간에 끼어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전문기관들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규제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전문기관들은 성숙한 기관들인데, 이들을 어린애처럼 취급하면 상당히 힘들어진다. 성숙한 기관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부분도 있어야 된다. 당국은 큰 틀만 정해주고 그 틀 안에서 성숙한 전문기관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당국이 먼저 상정해서 그 길을 규제라는 이름으로 막아 버리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겠지만, 혁신이라는 것도 나올 수 없다. 너무 많은 걸 규제하다 보면 결국 시장에 필요한 것에서 멀어진다는 게 문제다.

-사전 규제보다는 사후적인 행위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인 것 같다.

△그렇다. 아울러 금융기관들의 성숙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핀헤이븐은 한국에서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있나.

△우리는 이미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인프라를 개발해서 운영해왔던 회사라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에서 토큰증권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토큰증권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하는 회사들을 제공하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한국 시장에 맞춰서 우리 플랫폼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쪽으로 협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회사명을 공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토큰화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가져갈 수 있도록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

-올해 3월 기후 및 임팩트 금융 플랫폼 기업인 자국(ZACOOK)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인 것 같은데.

△자국이라는 회사는 탄소배출권 전문 회사다. 우리가 가진 기존 플랫폼이 탄소배출권을 적용하는데 최적화돼 있다. 탄소배출권의 토큰화는 이미 완전한 트렌드로 자리잡혀 있다. 다만 여기서 가장 어려운 점은 고객확인(KYC)이나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방지(CFT) 등이다. 서구에서 굉장히 까다롭고 복잡한데, 우리는 이미 다 해오던 일이다. 또 발행과 유통에서 NFT 계약시스템을 활용해 동일하지 않은 다양한 탄소배출권들을 자산으로서의 무결성(Integrity)을 가지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하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자국 이외에도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하려는 작업은 여러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요한 탄소배출권 스탠더드가 7개 정도 되는데, 그 중 하나와도 깊이 있게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이후에 에너지 자산 쪽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할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여러 기업들로부터 파트너십이라든지 신규 사업에 대한 제안들이 들어오고 있어 고민 중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직접 광산 개발과 생산도 해봤고 상장도 시켜본 경험이 있어서 에너지와 자원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절대적으로 자원이 필요한 국가인데, 국내에서 자원을 움직이는 회사는 대부분 다 대기업이라 초기 단계부터 자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긴 어렵다. 따라서 이를 토큰화하면 상당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자원을 비싸지 않은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포지셔닝을 하면서 자원을 확보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캐나다는 자원 부국이라 이쪽 사업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 시장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또 온실가스 감축·제거 실적을 인증·거래하도록 한 탄소 크레딧의 경우 일본 쪽과 같이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끝으로 책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 월가 투자은행(메릴린치)에서 일할 때는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었는데, 토큰증권 분야에서 9년을 일하는데 지인들조차도 도대체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토큰증권이 무엇인지 애매모호하게 생각했던 분들이나 금융시장에 있지만 실제 금융인프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체적으로 몰랐던 분들을 대상으로 아주 쉽게,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쭉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쓴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토큰증권이나 금융인프라가 뒷단에서 이렇게 돌아가고 있구나 하는 명료한 이해를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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