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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주인은 슬퍼서 우는 것일까. 아파트 실거래가격을 살펴보면 강남구 도곡렉슬 59㎡(26평) 매매가격이 8년 동안 10억원대에서 30억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20억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과거에 없던 놀랄 만한 상승세다. 최근 대부분의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런데 지금 수천만원, 수억원 떨어진다고 진짜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절대적인 슬픔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어떤 눈물일까.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닌 다른 종류의 눈물이 있다. 소위 ‘악어의 눈물’이다. 중세 유럽에는 악어가 먹이를 잡아먹으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 악어는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다. 먹이를 먹을 때 턱 근육이 눈물샘을 자극해 눈물이 흐르는 생리적 현상일 뿐이다. 그래서 ‘악어의 눈물’은 슬픈 척하지만 실제로는 진심이 아닌 행동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혹시 강남 집주인의 눈물도 그런 눈물은 아닐까.
우리는 오랫동안 강남의 ‘악어의 눈물’에 응답해 왔다. 고분양가로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면 세금 혜택을 줬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면 세금을 낮추고 대출을 풀어줬다. 집주인의 세금을 올리면 결국 임차인에게 전가된다는 주장에 따라 세금을 깎아 주기도 했다. 심지어 전세를 끼고 투자나 투기를 한 집주인이 돈을 다 쓰고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없다고 하자 전세 반환 대출도 허용했다. 미분양과 미입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자 대대적인 강남아파트 살리기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강남아파트의 눈물 앞에서 늘 너그럽고 자애로웠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진짜 눈물이 있었다. 계속 오르는 집값을 바라보며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는 순간마다 흘린 수많은 무주택자의 눈물, 높은 아파트 가격 앞에서 결혼조차 상상하지 못하는 청년의 눈물, 감당하지 못하는 전월세 부담으로 계속 수도권 외곽으로 이사하면서 흘린 임차인의 눈물. 진짜 슬픔의 눈물 앞에 우리 사회는 얼마나 응답을 해줬을까.
집값이 오르면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한다. 공사 원가가 올랐으니 당연하다고 한다. 그러나 집값이 조금만 떨어져도 폭락이라며 큰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 사이에서 집값은 점점 더 비싸졌고 아파트는 사는 곳이 아니라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 됐다.
집값이 오르면 모두가 축하했고 집값이 떨어지면 모두가 걱정했다. 하지만 한 번도 묻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의 눈물이 진짜인가.
이제 달라져야 한다. 집값이 떨어져서 무주택자가 조금 더 적은 대출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사회, 30~40대도 돈을 모아서 아이 학교 근처에 터전을 마련할 수 있는 집값으로 만들어야 한다. 질 좋고 저렴한 주택을 많이 만들어 수많은 청년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 눈물이 있다. 기쁨의 눈물이다. 사람은 너무 기쁠 때도 눈물을 흘린다. 감정의 강도가 크게 높아지면 몸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반응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부동산 때문에 슬퍼서 우는 사회가 아니라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강남 아파트 가격 하락… 사람들 기쁨의 눈물’ 더 많은 기쁨을 이야기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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