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도 극우바람…AfD, 창당 후 첫 시장 배출

박종화 기자I 2023.12.18 08:44:01

인플레·경기 악화에 집권당 지지율 넘어서
스위스·네덜란드 등 유럽 곳곳 극우물결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유럽의 극우바람이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모른다. 이번엔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창당 후 처음으로 시장을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독일 동부 피르나 시장 결선투표에서 AfD 공천을 받은 팀 로흐너 후보는 38.5%를 득표해 2위인 중도 우파 기독민주연합 카트린 될링거-크누트(31.4%) 후보를 앞섰다. AfD가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시장을 배출한 건 2013년 창당 후 이번이 처음이다.

AfD는 반난민·반이슬람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극우 정당이다. 독일 작센주 정보당국은 ‘반헌법적 목표를 추구한다’며 AfD 작센지부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극우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AfD 인기는 상승세다. 이달 독일 여론조사기관 INSA 조사에 따르면 AfD는 22% 지지율을 얻어 기독민주연합·기독사회연합(2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집권 사회민주당(17%)는 AfD에 뒤처졌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불법 이민 급증 등 사민당 정권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AfD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더 나쁜 옛 동독 지역에선 AfD 인기가 특히 높다.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면 AfD는 지금보다 약진할 가능성이 크다.

포퓰리즘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벤자민 회네는 “이번 승리는 AfD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수권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유럽의 극우 바람은 독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달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이민자 수용 중단과 EU 탈퇴를 공약한 자유당이 1당을 차지했다. 지난 10월 스위스 총선에서도 극우 국민당이 대승을 거뒀다. 내년 총선이 치러지는 오스트리아에서도 반이민 정책을 전면에 내건 극우 자유당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재정 긴축 등 기성정당 정책에 불만을 느낀 유권자가 극우정당으로 쏠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