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지난해 서울 지하철역 직원에게 발생한 감정노동 피해사례가 총 176건, 월평균 14건에 달했다고 2일 밝혔다.
가장 많은 유형은 취객의 폭언·폭행이었다. 역사나 전동차 내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취객이 주를 이뤘으나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직원에 대한 폭언·폭행도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7월 13일 아침 8시 20분 께 5호선 전동차 내부에서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이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지하철 직원 C씨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승객은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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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2월 ‘감정노동보호전담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해 감정노동 피해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가령 감정노동 피해를 당한 직원은 심신 안정을 위해 즉시 업무에서 분리시켰으며, 고소로 이어질 경우 심리안정휴가 3일을 부여했다. 또 공사 내 임상심리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진단서 발급비용, 치료비 등 금전적 지원도 병행했다.
가해자 처벌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감정노동 지원업무 전담 직원이 고소를 진행한 피해 직원과 경찰 진술 시 함께 동행해 진술을 돕고, 필요할 경우 동의를 받아 법률적 검토 후 공사 명의로 가해자를 고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같은 TF 활동을 통해 공사가 지난해 지원한 심리상담은 69건, 치료비 지원 27건(총 247만원), 경찰서 동행 및 전화상담 338건 등 총 434건이다.
최영도 서울교통공사 보건환경처장은 “서울 지하철은 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거대한 공간인 만큼 고객과의 접점이 많아 감정노동의 빈도와 강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피해 직원을 돕기위해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