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림이 이번 팬오션 인수를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총 39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초 총 1조원 규모의 인수자금중 인수금융 한도는 4400억원이었지만 하림 측이 인수자금 루트를 다양화하면서 최종적으로 500억원이 감소했다.
이번 하림의 팬오션 인수로 당장 론펀드(Loan fund)의 대표 모집 주간사인 하나대투증권은 대주단에 셀다운(Sell Down; 인수 후 재매각)을 통한 주선수수료(1%대)를 받게 됐다.
대주단으로 참여한 금융회사들도 짭짤한 이자이익을 챙기게 됐다. 텀론(Term loan: 1년 내지 10년 정도의 중장기 기업대출)으로 실행된 이번 대출의 만기는 5년으로 이자는 연 4.5%다. 하림은 인수금융의 특성상 각 금융회사에 3개월마다 3개월치 이자를 한 번에 납입하게 된다.
한 대주단 관계자는 “지난 12일 진행됐던 팬오션 관계인집회에서 변경회생계획안이 소액주주들에 의해 무산됐다면 하림의 팬오션 인수는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며 “다행스럽게도 변경회생계획안이 통과돼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제일홀딩스의 신용등급(A-)을 감안하면 연 4.5% 정도의 대출금리는 좋은 조건으로 평가된다”며 “이는 최근 딜이 마무리된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금융과 비슷한 수준으로 요즘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가뭄에 단비”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 하림의 팬오션 인수금융은 금융권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었다. 어느 정도 흥행이 예고된 셈이다. 실제 지난 3월 하림이 팬오션 인수금융 셀다운을 위해 투자확약서(LOC)를 받은 결과 모집금액의 2배 가까운 7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려 오버부킹(Over-Booking)됐다. 담보로 설정한 팬오션과 당시 기업공개(3월 27일)를 앞두고 있었던 NS쇼핑 등의 주식(지분)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제일홀딩스는 하림, 팜스코, NS 홈쇼핑 등을 계열사로 보유한 하림그룹의 최상단 지주회사로, 김홍국 회장의 강한 인수 의지가 엿보였다고 당시 대주단은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하림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 팬오션 인수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 비용이 그룹 전체 재무구조를 취약하게 할 정도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금융권 차입도 전반적으로 많지 않아 동일차입자군과 비교할때 재무적 부담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하림그룹의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팬오션은 이르면 내달 법정관리를 졸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3년 6월 법정관리에 돌입한지 2년여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