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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in]막막한 외환시장..환율 1150원선 막기 `안간힘`

신상건 기자I 2011.09.22 09:29:21

구두개입에 종가관리까지 나서
효과 제한적.."쏠림현상 막아야"

마켓in | 이 기사는 09월 22일 08시 5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외환당국의 잇따른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밤사이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다 달러를 팔겠다는 실수요 마저도 뜸해지고 있다.

당국이 환율 1150원 수준을 방어하며 불안심리를 잠재우려 하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높다.

◇ 환율 저항선인 1150원까지 10전 남아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5원 오른 1149.9원을 기록했다. 종가대비로는 소폭 올랐지만 개장 초반 1142원에서 장을 시작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 8원이 오른 셈이다.

이날 시장은 외국인들을 주도로 한 달러 매수 공세와 당국의 개입 추정 매도물량이 첨예하게 맞서는 양상을 보였다. 심리적 저항선인 1150원선이 한 차례 뚫리기도 했지만 결국 당국의 종가 관리추정 달러 매도물량에 1150원을 10전 앞두고 장을 마쳤다.

이어 이어진 뉴욕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은 스왑포인트를 감안할때 1166.35원으로 국내시장 현물환 종가 대비 16.45원 급등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시장에 달러를 사겠다는 심리가 상당히 강하다"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주요국들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통화들에 대한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는 안전자산으로서 유동성이나 개방성 측면에서 달러와 비교가 될 수 없다"면서 "투신사들의 헤지수요와 원화 약세(환율 상승)를 예상한 일종의 투기세력의 베팅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 "불안심리 잡겠다"..개입 나서

최근 들어 정부가 잇따른 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일단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부터 잠재우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세로 국내 참가자들까지 동요하면서 시장 심리가 달러를 사는 쪽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수급 상황에서도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 중공업체들마저 물량처리를 하지 않자 상단을 막아줄 물량이 없다는 생각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즉, 정부는 1150원이라는 레벨에서 심리적인 저항선을 만들어 `이 선을 넘으려면 환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 당국은 서울외국환시장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나 뉴욕 등 역외차액선물환(NDF)시장에서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그동안 거래량이 많지 않아 정부가 충분히 급등세를 진정시킬 수 있었는데도 스무딩오페레이션(미세조정)으로 일관해 의문이 많았다"면서 "시장에서는 급등의 원인이 당국 개입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며칠 사이 당국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구두 개입과 종가 관리 등 기존보다 개입 강도는 강해진 편"고 밝혔다.

◇ "개입 더 강력해져야..채권 손절매 등 우려"

당국의 개입이 나오고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으로 평가되면서 더욱 강력한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율이 상승할수록 점차적으로 외국들의 차익실현이나 환차손 관련 매수 물량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1100원 아래에서 유입돼 평가손 상태인 외국인 국고채의 순매수 규모를 총 11조원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손절이 나올 수 있는 레벨을 1140원으로 보고 있어 이미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당국이 개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면 지속되지는 않더라도 한 번 쯤은 보다 강력한 행동을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네고물량이 실종된 이상 1150원이 뚫릴 경우 급하게 12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이처럼 급등할 경우 대외 신용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물론 불확실성에 따른 개입 반작용이 우려되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쏠림현상을 막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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