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KB금융(105560) 증자규모가 예상보다 대폭 줄어들면서 주가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유상증자 때문에 현재 풀려있는 주식이 받게 될 희석효과가 줄어들면서도, M&A 기대감이 전혀 훼손되지 않아 중장기적 상승 모멘텀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 단기 물량부담 최소화.."현 주가에 충격 미미할 듯"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 KB금융 유상증자 규모는 2조원 내외. 그러나 KB금융 이사회에서는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1조원 상당의 증자안을 결의했다.
기본적으로 물량이 많이 풀릴수록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증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시장에 풀린 KB금융 주식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이번 증자로 인한 주당순자산가치 희석효과는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ROE(자기자본이익률) 낙폭도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KB금융의 그룹 BIS 자기자본비율은 12.7%, 기본자본비율(Tier1 비율)은 9.1%로 종전보다 각각 0.5%포인트씩 상향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자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지면서 주식수 증가나 BPS 희석에 대한 부담이 절반으로 감소했다"며 "BPS 희석 효과가 작아 목표주가 5만8600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 M&A 시동 걸었다.."중장기적 상승 모멘텀 여전"
M&A 추진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일단 KB금융 스스로 증자액의 대부분을 자회사 자본확충과 M&A자금으로 쓸 것이라며 M&A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증자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M&A 추진용 자금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KB금융이 갖추게 되는 출자여력은 3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5000억~1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하반기 순이익과 보유 자사주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자본력을 더할 경우,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는 외환은행 인수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오버행(Overhang) 규모가 늘어나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보다는 M&A 기대감으로 인한 이익이 더 크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을 전망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기본적인 출자여력이 늘었고 자사주 매각으로 2조원 이상 추가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M&A를 위한 자본여력은 충분하다"며 "단기적으로 주주가치 희석, 오버행 등의 이슈로 주가에 부담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자금사용 목적이 확실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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