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신을 뒷받침할 데이터센터가 국내외에서 주민 반발에 부닥쳤다.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에선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상·하원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은 반대 주민 편에 섰다. 집권 공화당도 데이터센터를 규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자체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6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이 법이 내년 3월 시행된다.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을 필요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다. 이 탓에 미국 곳곳에서 전기료가 오르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물 과다 사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야당인 민주당은 데이터센터에 주던 세제 혜택을 줄이고, 기업이 전력망 증설 비용 등을 자체 부담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처지고 가난해지기 싫으면 데이터센터를 받아들이라”며 반대 주민들을 공개질타했으나 표가 아쉬운 공화당 후보들은 지역 민심을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는 시나브로 ‘밉상’이 됐다. 주민들은 전력난, 소음, 전기파, 화재 등을 우려한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봤자 인력 투입이 적어 지역경제에 보탬이 안 되는 것도 불만이다. 서울시 구청장 협의회는 지난달 주거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영등포구와 금천구에서는 실제 주민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 경기 과천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 등지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데이터센터특별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기준 또는 절차를 마련하고, 기업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16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주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내년 법 시행 전이라도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논의가 오가길 바란다. 지역 주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AI 데이터센터 건립은 정부가 역동적으로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하나다. 주민 반발을 넘어서야 차질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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