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인데 좀 봐줘"…음주운전 발뺌한 50대, 거짓들통나 유죄

김민정 기자I 2024.05.07 08:04:4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음주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공무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2단독(박현진 부장판사)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재판부는 A씨에게 사회봉사 80시간과 준법 운전 강의 40시간 수강도 함께 명했다.

원주시청 소속 공무원인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9일 오전 2시께 강원 원주시 모 의료시설 주차장에서부터 시내 아파트 주차장까지 약 1.2㎞ 구간을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몬 혐의로 기소됐다.

현장 폐쇄회로(CC)TV를 보면 사건 당일 오전 1시 58분께 평행주차 중 주차된 차와 접촉 사고를 낸 A씨는 그대로 잠이 들었고, 오전 7시 47분까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6시간 가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경찰관이 당일 오전 8시 13분께 A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했을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2%였다.

A씨는 당시 ‘사건 전날 장례식장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 공무원이니 한 번 봐달라’는 취지로 단속 경찰관에게 읍소했다.

하지만 A씨는 사건 발생 11일이 지난 뒤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이를 발뺌했다.

A씨는 ‘접촉 사고 후 차에서 담금주를 마신 사실이 있을 뿐 술 마신 후엔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음주 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A씨가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셨다는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7개월여 만인 2022년 6월 A씨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불송치 사건을 검토한 검찰은 여러 석연치 않은 점 등을 토대로 재수사 요청했고, 사건 발생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5월 기소 의견으로 송치받아 그해 7월 A씨를 법정에 세웠다.

재판부는 △경찰관이 특별히 허위 사실을 진술할 동기가 없고, △경찰관이 A씨에게 들은 게 아니라면 애초 A씨가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는 사실 자체를 알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2회의 동종 벌금형 전력이 있다”면서도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 씨 측은 이 사건 재판 선고 후 법원에 항소장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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