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매듭 지었지만…이제 '법과 원칙'의 시간

이소현 기자I 2022.07.23 14:17:09

경찰, 업무방해 등 혐의 체포영장 신청
‘감금 농성’ 등 벌인 집행부·조합원 9명
병원 치료 후 회복 뒤 관련 수사 방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 노조 파업 사태가 노사 간 협상 타결로 극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경찰이 불법 점거 농성과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22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1독에 설치된 철 구조물에서 구조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 거제경찰서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하청지회) 집행부와 조합원 9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옥포조선소 1독(선박건조장)에서 생산 중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불법 점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영장 대상자에는 1㎥ 철제구조물 앞에서 ‘감금 농성’을 벌인 유최안 하청지회 부지회장과 ‘고공 농성’을 벌인 조합원들이 포함됐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51일째 파업을, 선박 점거 농성은 31일째 진행했다.

경찰의 공권력 행사 직전까지 갔던 거제 옥포조선소 1동의 선박점거 농성 사태는 파업 51일째인 지난 22일 일단락됐다. 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와 하청지회는 전날 임금 4.5% 인상, 명절 휴가비 50만원, 여름휴가비 4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극적으로 협상 타결 후 노조는 농성을 중단키로 해 ‘감금 농성’, ‘고공 농성’을 벌이던 노조 조합원 7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특히 31일 동안 1㎥ 철제구조물에 자신을 가둔 유최안 부지회장은 들것에 옮겨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고공 농성을 벌이던 나머지 6명의 하청 조합원 역시 육지를 밟았다.

경찰은 조합원들이 장기간 농성으로 건강상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선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이들이 충분히 회복 뒤 소환해 관련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스스로 경찰에 출석하면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12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대우조선해양의 사내 하청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면서 공권력 행사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민·형사상 면책’, 즉 손해배상 청구 문제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소·고발에 따른 형사 책임을 노동조합에 물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날 “불법점거과정에서 발생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특히 불법 파업 탓에 수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민사상의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 노조의 51일간의 파업으로 총 8165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매출 감소 6468억원, 고정비 지출 1426억원, 지체보상금 271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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