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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韓에 '쿼드' 제안할 수도…中 곧장 보복할 것"

김정남 기자I 2020.11.09 06:00:00

[미국 대선 긴급 석학인터뷰]②
한반도 안보 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박사
"중국, 향후 수십년간 한국에 영향력 행사할 것"
"바이든, 對중국 압박 거셀듯…난처한 건 한국"
"중국 경제 의존 줄이고 동남아로 눈 돌려야"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을 줄이고 동남아로 더 눈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 (사진=랜드연구소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을 줄이고 동남아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반도 군사·안보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한국과 긴밀한 교역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원하는대로 한국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중국은 언제든 보복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바라본 한·중 관계의 ‘냉정한 현실’이다.

베넷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을 대상으로 냉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 본격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건 엄연한 사실”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의 대(對)중국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때보다 더 강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바이든 시대의 미·중 갈등 와중에 난처한 건 두 나라 모두와 깊은 이해관계가 있는 한국이다. 베넷 연구원은 중국과 경제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함으로서 중국의 경제보복 등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충격을 줄이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베넷 연구원은 2016년 당시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을 거론하면서 “교역관계를 무기로 전략적으로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한 전형적인 사례”라며 “30년 후 중국이 삼성전자에 반도체를 생산하지 말라고 하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100주년인 2050년까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패권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국 정부는 이미 중국에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런 리스크를 염려해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베트남 등 동남아로 더 경제 중심축을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넷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비공식 안보 협의체)에 한국 역시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할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 중국은 곧바로 (과거 사드 사태처럼) 한국에 보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에 어려운 위치를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한국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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