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힘입어 지난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98포인트(0.92%) 상승한 2515.3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251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1월 16일 이후 3개월만이다. 지수 견인의 주체는 외국인 수급이다. 지난달 26일 이후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5752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선례를 비춰볼때 외국인 순매수가 3거래일 연속 이어진다면 추세의 변곡점으로 볼 수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후로 지속적인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외국인들이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코스피 지수를 짓눌러온 대외변수인 미국 국채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이슈는 중장기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들 변수의 분기점은 이번주가 될 전망이다. 2~3일 미국 FOMC회의와 5~6일 미국 경제사절단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미국 FOMC에서 시장의 기대를 벗어나는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은 3% 금리 수준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며 “향후 국채 금리 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도 미국 경제사절단 방문 결과에 따라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사절단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동안의 무역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라며 “지난 한달간 글로벌 경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극단적인 대치 상황으로 갈 확률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5월 코스피 2560선 돌파에 무게
지정학적 해빙 분위기에 맞물려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도 뒷받침 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84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1.9% 상회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84개 기업은 시가총액의 약 4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변 연구원은 “이달 초에 발표될 내수 기업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 하겠으나 시장 전체로는 시장 예상 수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대략 165조원로 추정된다”며 “1분기 실적에 따라 향후 이익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5월 코스피 등락밴드도 상향되고 있다. KB증권은 2430~2590선으로 4월(2380~2580)보다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2430~2580으로 제시했고, 한양증권은 2420~2560선으로 제시했다. 김지형 연구원은 “코스피 하단은 금리상승에 있어 연초보다 높아진 시장 적응력을 감안할 때 지난 2월 초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고, 상단은 당시 발생한 하락갭을 메우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투자전략으로 “실적이 견조한 반도체나 기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수혜업종인 소재·은행, 남북 화해모드 본격화로 기대감이 큰 건설·인프라 업종”을 꼽았다. 박소현 한투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당분간 3%에서 움직일 전망이지만 2월과 달리 안정적”이라며 “금리 상승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이 제시한 이달 추천주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고, 이익모멘텀이 유지되는 종목들이다. 삼성전자, 포스코(POSCO), KB금융, 한국가스공사, NH투자증권, GS건설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