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유 속에서 느낀 푸조 308SW의 매력

김하은 기자I 2017.10.11 06:06:05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한국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제주도는 맑은 바다와 청명한 기후 그리고 내륙 지방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으로 휴가철 여행지로 많이 사랑 받는 곳이다. 게다가 요 근래 경쟁하듯 저가 항공사들이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며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기에 제주도는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사랑과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제주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바로 렌터카, 제주도 나름대로 교통 시스템이 잘 갖춰 있지만 이동 거리도 길지 않고, 교통량도 많지 않은 만큼 여유로운 여행을 생각한다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때문에 제주도는 그 어떤 지방, 지역보다 많은 렌터카 업체와 차량이 있는 곳이며 공급이 많은 만큼 그 이용 요금도 다른 곳보다 무척 저렴하다.

늦은 여름 휴가, 제주로 떠나다

제주도 이야기를 꺼내게 된 건 조금 늦은 여름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다. 남들이 모두 여름 휴가를 다녀 온 9월 중순, 문득 제주도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별다른 준비 없이 제주도로 떠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여행이 평소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차량, 푸조와 시트로엥이 제주도에서 렌터카 사업을 시작했고 그 렌터카 사업이 제법 잘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 휴가의 파트너로 푸조 308SW 1.6를 택했다.

쉬고 또 쉬기로 한 여행

이번 휴가의 테마는 ‘쉼’이었다. 평소 제주도 여향이라면 제주도에 살고 있는 지인들을 모두 불러 같이 드라이빙도 하고 맛집도 돌아다니고 제주 민속촌를 비롯해 제주도에 산재되어 있는 다양한 테마의 전시, 박물관을 돌아나기는 게 일상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그저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해변을 거닐며 바람을 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기자의 삶이라는 것이 그렇듯 여행의 첫 날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다소 정신 없이 시작되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서울 도심을 오가며 취재를 하고 기사를 마감하며 정신 없이 시간을 보냈다. 김포공항에서 티켓을 교환하고 비행기에 오른 후에야 모든 걸 마칠 수 있었다. 한 시간 가량의 비행 동안 정신 없는 일상을 지워내고자 했다.

간편하게 시작한 여행

제주도 여행을 다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제주도 렌터카는 다른 지역과는 다소 다른 운영 방식을 따른다. 다시 불친절 하게 느껴질 정도로 간결한 대여 업무와 공항 주차장에서 키만 받고 바로 출발하는 프로세스를 따른다. 처음에야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적응이 되면 어느 순간 카쉐어링에서 차량을 빌리는 것만큼 간결해진다. 내심 걱정이었던 건 바로 이 부분, 수입자동차 브랜드인 만큼 기존 렌터카와 달리 복잡하게 운영될까 우려가 생겼다.

하지만 무척 다행스럽게 푸조-시트로엥 렌터카가 대기 되어 있는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기니 예약을 확인하고는 평소 대다수의 제주 렌터카들과 마찬가지로 간편하게 차량을 인수 받을 수 있었다. 주차장 비용을 지불하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평일에 제주도를 방문한 만큼 공항에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도로에는 차량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디젤 엔진 고유의 넉넉한 토크로 시원스레 가속한 308SW 1.6은 첫 번째 목적지인 섭지 코지 방면으로 차를 몰았다.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내다

이미 관광지로 자리 잡은 섭지 코지에는 아마도 사람이 많을 것 같아 피했다. 섭지 코지 인근, 성하지만 목적지는 섭지 코지가 인근의 작은 부두 근처에 차량을 세웠다. 해안을 따라 시멘트로 도로가 만들어져 있고, 사람들은 오가며 산책을 하는 모습이었다. 한적한 분위기가 좋아 잠시 차를 세우고 바람을 즐겼다. 오후에 도착한 덕에 해는 이내 저무는 모습이었고 바람은 왠지 더 차갑게 느껴졌다.

308 SW 1.6를 몰고 포장된 길을 따라 조금 더 움직이니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여유로운 분위기가 좋아 차량을 잠시 세웠다. 눈 앞으로는 바다가, 그리고 등 뒤로는 낮은 언덕이 보였다. 다시 차량을 세우고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찍어서 그런지 왠지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그 순간 언덕 위에서 풀을 뜯는 말들을 볼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는 건 위험한 만큼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만족스러웠던 저녁 식사

해가 저물기 시작했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차에 올랐다. 처음에는 표선 항으로 이동하여 광어직판장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가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하던 중 광어직판장 인근의 강해일이라는 횟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심 걱정스러웠지만 결과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충분히 숙성시킨 선어회와 다양한 반찬들은 먹어도 그 양이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았다.

특히 산지에서나 먹을 수 있다는 고등어 회를 맛봤다는 점에서 내심 더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운전 때문에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에 제주도에 또 오게 된다면 꼭 이 횟집을 다시 찾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한적하고 또 어두웠다. 가로등이 많지 않고 교통량이 많지 않아 더욱 어둡게 느껴졌던 것 같다. 서둘러 체크인을 하고 그렇게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 했다.

아침 바다, 그리고 푸조 308SW

이튿날 날이 밝았고 숙소 인근에 펼쳐진 해안이 마음에 들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진 찍기에 충분히 밝은 날이었다. 아침 운동을 할 겸 308SW를 끌고 주변 해안가를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제주 올레길 3코스인 온평-표선 올레 인근의 어촌에 들렸다. 차량을 끌고 부두 제일 안쪽으로 이동해 차량을 잠시 세웠다.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와 구름이 가득한 하늘, 하얀색 푸조 308SW 그리고 검은 현무암이 무척 잘 어울렸다.

이른 아침의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이리저리 차량의 각도를 맞추고 파도가 부셔지는 순간을 기다리며 사진을 촬영하며 아침을 맞이 했다. 적당히 촬영을 마친 후에는 아무도 없는 해안도로를 달리며 아침의 선선한 바람을 맞이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후 씻고 짐을 챙겼고, 서울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제주도 1100 도로를 달리다

평소 아침을 자주 먹는 편도 아니고, 점심을 먹었다간 비행기를 놓칠 것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짐을 챙기고 제주 공항으로 향했다. 제주 공항으로 가는 길은 제주도의 유명한 1100 도로를 택했다. 높은 고도, 굽이치는 길, 무척 까다로운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면의 상태가 썩 좋지 않음에도 308SW는 능숙하게 움직였다. 게다가 MCP도 빠진 덕에 변속 상황에서의 고질적인 반응도 없어 운전하는 입장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속도를 내기 보다는 차량을 경쾌하게 움직이는 재미가 상당했다.

그렇게 제주공항에 도착해 차량을 반납하고 바로 비행기 티켓을 찾았다. 처음 차량을 받았을 때만큼 간편하게 차량을 반납했다. 티켓을 받은 후 시간을 보니 비행까지 남은 시간은 딱 한 시간. 의자에 앉아 서울로 돌아가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된 것이다. 대충 정리가 끝난 것 같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난 후 제주도에 다녀 온 티를 내기 위해 선물을 조금 챙겼다. 그리고 잠시 후 비행기의 탑승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다음의 제주도를 기약했다.

새삼스럽게 만족스러웠던 푸조 308SW 1.6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새삼 푸조 308SW 1.6가 떠올랐다.

308SW의 가장 큰 매력은 패밀리 카이며 한편으로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자랑하는 왜건이다. 덕분에 최대 다섯 명의 탑승 인원과 많은 짐을 효과적으로 적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비슷한 구성이나 형태의 차량들이 이미 제주도에서 렌터카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래도 푸조가 제시하는 매력은 분명 그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주도의 평범한 렌터카들은 대부분 LPG 차량이지만 308SW 1.6은 디젤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덕분에 1.6L 엔진이지만 넉넉한 토크를 갖춰 산길은 물론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제주도처럼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시원스레 달리는 모습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MCP가 아닌 일반 자동 6단 변속기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 분명 MCP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1.6L 디젤 엔진과 함께 최적의 효율성을 이뤄내고 또 사용성에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1.6L 모델에게만 주어진 스포츠 모드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주변 평가를 들어보니 스포츠 모드 시에 발생되는 엔진 사운드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슈퍼카나 고성능 차량에 익숙한 사람들이야 인위적인 사운드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일상에서 듣기에는 제법 터프하고 스포티한 감각이 살아 있는 덕이다. 그래서 제주도에 쉬러 온 사람들에게는 꽤 즐거운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차량의 움직임도 마음에 들었다. 애초 전륜 구동 차량의 핸들링 감각을 가장 잘 표현하는 브랜드로 인정 받고 있는 푸조의 주력 모델인 만큼 308SW의 움직임은 무척 경쾌하다. 단단한 듯 하지만 노면의 충격을 잘 거르고, 많은 짐을 적재 했을 때에도 움직임에 불안한 모습이 없다. 노면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것 같지만 충격이 크지 않은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LPG 차량과는 또 다른 디젤의 효율성도 역시 빛났다. 제주도에서 1박 2일 동안 평균 19km/l 수준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LPG 차량보다 매력적인 효율성이며 출력까지 생각한다면 확실한 강점이라 말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제주 여행, 한 번 즈음 푸조-시트로엥 렌터카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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