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부터 강화된 LTV(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에도 신규 분양 단지를 겨냥한 ‘6·19 부동산 대책’에서 비켜나 있는 기존 분양권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6·19 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에서 새로 공급하는 단지의 분양권 전매는 소유권등기이전 시점까지 금지됐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이전 분양을 마친 단지는 규제 대상에 비켜나 있어 이들 단지 분양권으로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만 3개 단지가 새롭게 분양에 나선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에서 이미 전매제한이 풀린 기존 분양권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전매 제한이 풀린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 2단지 재건축 아파트) 전용면적 59㎡형 분양권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 8000만원 안팎이던 것이 이달 현재 1억원 안팎으로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앞으로 공급되는 단지부터 새롭게 전매제한이 강화되는 강북권역에서는 기존 분양권 물건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서울에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기존 1년 6개월이었던 것이 이번 대책에 따라 소유권 이전등기 시점으로 늘어났다. 하반기에만 3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 신길뉴타운에서는 전매제한이 풀린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분양권(전용 84㎡형 기준)이 한달 새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신길동 R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규 분양을 기다리던 수요자들까지 기존 분양권으로 눈을 돌리다 보니 지금 매물 자체가 한 건도 없다”면서 “가장 최근에 거래된 전용 84㎡형 분양권에는 웃돈이 8200만원까지 붙어 거래됐는데 매수대기자가 워낙 많아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단대출에 대한 대출규제가 기존 분양권 쏠림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담당 애널리스트는 “잔금대출에 대한 대출 규제는 당장의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매수세를 막는 효과가 약하다”며 “앞으로 분양권 전매제한이 강화된 만큼 인기지역 단지의 쏠림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