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③][르포]송도 U시티 관제센터를 가다

김유성 기자I 2016.10.05 07:15:48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9월 29일 오후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송도센트럴파크.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고층 빌딩들과 국내에서 유일한 바닷물 물길이 여유로운 가을 풍경 속에서 묘한 조화를 이뤘다. 물 위에는 카누와 보트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고, 공원 주변 산책로에는 시민들이 자연을 만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근처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줄을 지어 나와 왁자지껄 소풍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송도 센트럴파크 모습. 바닷물이 흐르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며 기자가 센트럴파크 풀 숲길을 걷는데 갑자기 근처 전봇대 위의 CCTV가 움직였다. 누군가 다가오자 이를 인식하고 CCTV가 좌우를 살펴보기 시작한 것이다. 대낮이지만 혹여 발생할지 모를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이렇게 CCTV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24시간 살피고 있다. 강도 등의 범죄가 발생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있는 U시티 관제센터에서 바로 감지, 가장 가까운 경찰서에 즉각 신고가 들어간다. 관내에서 언제든 생길 수 있는 크고작은 도시 범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이다.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전광판과 디지털 사인보드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실시간으로 공기 질에 대한 정보가 자세하게 떴다. 이산화황, 미세먼지 정보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현장에 없어도 공기질을 살필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한다. 물론 여기에 뜨는 수치도 실시간으로 U시티 관제센터로 전송된다.

송도 센트럴파크 근처 CCTV와 사인보드. CCTV를 통해 치안과 교통 흐름을 모니터링한다. 사인보드를 통해 대기 질과 교통 정보를 전달한다.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화재 등의 긴급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실제 불이 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내 U시티 관제센터 모니터에서 불꽃·연기 감지 팝업창이 뜬다. 자동으로 연기와 불꽃을 감지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관제센터 관계자는 이를 확인한 후 이내 소방서에 신고한다. 소방차가 출발한 후 관제센터는 정체가 없는 길을 신속하게 안내한다. 소방차의 5분 뒤 경로를 예상해 차량 정체가 없는 길을 알려준다. 이는 화재의 최대한 빠른 진화를 돕는다. 보통의 도시에서 화재가 났을 때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모든 시스템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 화재감지부터 진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인천 송도와 청라, 영종을 잇는 인천자유경제구역이 스마트 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스마트시티로 변모하고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총 면적은 169.5제곱킬로미터로 여의도의 70배 규모다. 송도와 영종, 청라 3 구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구역별로 특화 방향이 다르다. 송도는 비즈니스IT와 영종은 물류와 관광 청라는 업무, 금융, 관광레저 첨단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이곳 주민들은 재난 혹은 범죄 발생 시 빠른 시간 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U시티 관제센터를 통해 교통, 방범, 방재, 환경, 시설물 관리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민들이 신고하기 전에 관제센터에서 긴급한 상황을 파악해 소방서나 경찰서 등 관런 부서에 알리는 방식이다. 도시 관리가 최첨단 시스템을 닺춘 관제 센터에서 능동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인천자유경제구역청 U시티 관제센터를 찾았다. 30여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CCTV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관제센터 벽면에는 364개의 크고 작은 모니터가 벽면을 채우고 있다. 모니터 앞에는 직원들이 앉아서 자신의 컴퓨터와 벽면의 모니터를 번갈아 살펴봤다.

벽면 가운데에는 3D 입체 영상 모니터가 지역내 교통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녹색은 교통 흐름이 원활하다는 의미, 붉은색은 정체 상태라는 뜻이다. 전면 모니터에서 왼쪽 모니터는 화재 등 방재 등을 감시하는 CCTV 영상이 비춰지고 있다. 불꽃이나 연기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팝업창이 뜬다. 관리자는 바로 소방서에 신고한다. 재난 발생과 동시에 초동 조치가 가능하다.

바로 밑에는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지역내 대기 질의 상태도 계속 보고된다. 야외 이산화황의 양을 표시했다. 이 수치는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스크린이나 프로젝터에 영상과 정보를 표시하고 네트워크로 원격 관리하는 융합 플랫폼)와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송된다.

대형 모니터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공공장소에 달린 CCTV 화면이 나온다. 관리자가 외부 상항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모니터다. 노상에서 강도 등의 범죄가 발생했을 때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장치다.

관내 이동중인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하는 CCTV 화면도 있다. 모든 차량의 번호 인식이 가능하다. 범죄 용의 차량이나 도난 차량을 잡을 수 있다. 인천자유경제구역청 U시티 관계자는 “청라지구는 신도시중에서도 범죄율이 낮고 검거율이 높다”며 “증거 자료 수집도 쉬워 경찰 수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인천자유구역경제청내 U시티 관제센터, 전면에 대형 스크린이 각각 도시내 교통 상태, CCTV, 기후 등을 나타내고 있다. 밑에서는 직원들이 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는 범죄율 추이로도 나타난다. 청라지구가 속한 인천시 서구의 10만명당 범죄율은 3985건이다. 2006년 이후 10만명당 범죄율 4380명 대비 9% 감소했다.

U시티 관계자는 “2014년 2월 운영을 시작한 후 U시티 성과를 보기 위해 방문한 누적 방문객 수가 내외국인 포함 472회 6415명”이라며 “이중 외국인은 총 118개국에서 4215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U시티 프로젝트는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당시부터 시작됐다. 2007년 U시티 추진전략이 수립됐고, 이 전략에 따라 인천자유구역경제청은 2022년까지 U시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구축률은 송도 22%, 청라 85%, 영종 6.8%로 평균 38% 준공률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송도 1~4 공구와 영종 하늘도시 준공으로 약 50% 준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U시티 관계자는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추진중인 스마트 도시 건설의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찾은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총재 등에게 스마트 시티 모델 수출 등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시티를 지향하는 U시티 프로젝트에서 최신 사물인터넷(IoT)이나 비콘 기술(근거리 내의 스마트 기기를 감지하고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거리 데이터 통신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이들 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능동적으로 시민들에 교통, 공기 질 등에 대한 관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IoT 기술을 포함한 소규모 기업들이 U시티 구축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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