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증권가는 정부의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검토에 대해 대체적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다. 이들이 꼽은 수혜주는 현재 배당 성향이 높거나, 향후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15일 “실현 여부를 떠나 정부가 기업의 투자 위축과 유보자금 증가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자 측면에서는 일회적 배당금 이슈보다 늘어난 배당금의 지속 가능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확대 자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이 가능하다”면서 “한국은 배당수익률이 1%대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지만 사내유보율은 87.7%로 글로벌 1위 수준이어서 과세를 통한 배당 확대의 당위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봤다. 사내 유보금 과세가 배당성향의 증가로 이어진다면, 이는 자본의 감소와 ROE 확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펀더멘털을 강조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한국시장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각될 수 있다.
또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장기 투자의 유인 동기가 된다. 강 연구원은 “배당을 통한 월지급식 펀드 등의 확대로 장기 투자 유인 확대된다면,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을 바라 보는 직접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간접적으로 펀드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는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으로 끌어 들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 증시가 이머징 안에서 디스카운트 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연구원은 “배당 확대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삼성전자(00593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차(005380), 오리온(001800) 등 5개 종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금을 쌓아둔 기업 입장에서는 상여금을 주거나, 배당을 늘리거나, 투자를 재개하거나 셋 중 선택의 기로에 서게됐다”면서 “결론이 무엇이든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이 꼽은 주목해야 할 종목은 롯데제과(004990), 태광산업(003240), KT&G(033780), SK텔레콤(017670) 등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내 유보금을 통한 배당이 증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유보율이 높은 기업 중 배당 상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 할인 해소와 장기투자 문화 정착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롯데칠성(005300), 롯데제과(004990), 삼성전자(005930), 현대글로비스(086280), 롯데쇼핑(023530), SK(003600), 현대중공업(009540) 등을 배당증가 예상 기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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