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평소에 운동을 하지않다가 여름 휴가를 위해 몸을 만들겠다며 운동을 시작하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손목관절을 많이 사용해 손목에 갑자기 혹이 생겼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의 의료상담 게시판을 보면 ‘손목 혹’과 관련된 상담 글이 6,000건이 넘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갑자기 생긴 혹이 암이 아닐까 걱정을 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암보다는 물혹의 종류인 ‘손목 결절종’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손목 결절종은 얇은 섬유성 피막 안에 투명한 젤리 같은 관절액이 스며들어서 물혹이 되는 양성종양의 일종이다. 외상이나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관절이나 힘줄막 내의 관절액이 연부 조직으로 새어 나와 피부가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주로 손목의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에 나타난다. 혹의 크기는 작은 것은 지름 1cm 정도부터 4~5cm까지 다양하다. 별다른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혹을 손으로 세게 누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손목이 시큰거리는 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손목 결절종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상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 등 손목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의 생활화로 손목 사용량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여서 손목 결절종 발생 위험이 더 커졌다.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2~3배 많이 생기며, 20~30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황은천 구로예스병원장은 “손목 결절종은 악성종양인 암이 아닌 낭종이기 때문에 손목 기능의 부작용이나 장애를 발생시키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내버려둔다고 해도 심각한 문제가 되진 않지만, 결절종의 크기가 커질수록 주변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진단을 받고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주사기로 결절종의 물을 빼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간단하고 통증도 적지만 재발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혹을 손가락이나 도구로 결절종을 눌러 터트리는 방법이다. 결절종 내부의 용액은 관절액으로 빼내지 않아도 인체에 무해하다. 이 방법은 재발률이 낮지만 통증이 심한 것이 단점이다.
황 원장은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결절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 치료지만 관절막을 지나치게 많이 절제하면 손목의 힘이 약해지는 등 손목 관절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고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