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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박근혜·이서현 효과"..연예인 모델보다 낫네

김미경 기자I 2013.04.08 09:00:50

그들이 입고 신고 바르자, 열풍처럼 유행
김연아 립밤·대통령 지갑·잡스 신발 등 완판행렬
이서현 부사장 의상 매번 검색순위 올라
상위 1% 지위& 특별함까지 구입한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피겨퀸 김연아 선수가 무심코 사용한 립글로스는 평소보다 매출이 3배 가까이 뛰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한 손지갑도 동이 났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공식 석상에 입고 나온 의상은 늘상 화제에 오른다. 그들이 입었다 하면 품절이다. 완판(완전 판매의 줄임말) 타이틀이 따라 붙는다. 대통령·스포츠 선수,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 얘기다. 그들이 착용하면 단연 화젯거리다. 매출 상승 효과도 놀랍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입은 사람’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브랜드들이 있다. ‘소산당’ ‘뉴발란스’ ‘에피타프’ 등이 대표적이다.

김연아 선수가 지난달 25일 팬미팅에 참석한 모습. 이날 김 선수가 입은 옷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오호브아 시몬’의 트렌치코트로 정가 90만원대를 호가한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이 2년전부터 사용 중인 손지갑은 4000원짜리로 소박하다.(사진=뉴시스)
유명인들은 연예인들의 단발성 협찬과 달리 자신만의 스타일로 직접 골라 입는 만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그들의 특별한 상징성과 지위까지 파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3억~10억원의 비싼 모델보다 홍보 측면에선 훨씬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연아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덕을 본 기업 중 한 곳은 ‘프로스펙스’다. 김 선수가 광고모델인 이 브랜드는 이번 우승으로 수백억원대의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프로스펙스는 김 선수가 우승한 지난달 17일 이후 일주일 간 매출액이 23억원으로 전주보다 11% 증가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오호브아 시몬’ 역시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 25일 열린 팬미팅 현장에서 김 선수가 입고 등장한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는 이 회사의 제품으로 언론에 공개된 이후 3차 제작주문에 들어간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해 완판 대열에 합류한 소산당의 4000원짜리 누빔 손지갑.
박근혜 대통령을 ‘완판녀’로 만든 결정적 제품은 지갑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연보라색 손지갑을 사용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소산당 관계자는 “보도 후 전 품목 물량이 동이 났다”며 “박 대통령의 지갑을 포함한 대부분의 제품은 이달 초 판매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발란스 돌풍의 일등공신도 유명인이다. 그중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고 스티브 잡스는 뉴발란스 마니아로 통한다. 그는 툭 하면 이 신발을 신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2008년부터 이랜드가 국내에 전개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여전히 ‘잡스 운동화’로 불리며 지난해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스티브 잡스 신발’로 알려진 뉴발란스 993 모델(오른쪽). 2008년부터 이랜드가 수입·판매하는 미국 신발 브랜드로 지난해 국내 매출만 4000억원을 돌파했다. (자료=이랜드)
삼성가의 둘째 딸이자 제일모직을 이끌고 있는 이서현 부사장의 옷도 늘 화제의 중심에 있다.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이 부사장은 주로 자사가 운영하는 의상을 입과 나와 일부 매장의 진열 상품이 매진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상위 1%의 패션을 따라하고 싶다는 로망도 있겠지만 스타 연예인들에게 일부러 입혀 홍보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유행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는 유명인들에게 갖는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훨씬 높고 거부감도 줄어드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권욱 기자] 이부진(왼쪽)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가운데)이 지난 1월2일 열린 2013년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 참석,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이날 이 부사장이 입고 나온 빨간색 코드는 개인소장품으로 자사에서 운영중인 편집숍 ‘10꼬르소꼬모’의 제품이다. 웅가로의 전 디자이너였던 이탈리아 잠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의 제품으로 가격은 수백만원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맨 오른쪽 사진은 이 부사장이 지난해 6월 공식석상에서 입고 나온 자사의 40만원짜리 에피타프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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