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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들어 산업안전 영역에서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갈라파고스’ 법규제와 제재가 쉴 새 없이 늘어나거나 강화되고 있다. 실효성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재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이다. 산재 예방에 걸림돌이 되는 법규제는 정비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법규제에 뺄셈은 없고 덧셈만 있는 ‘제재 공화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법은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되는 규범으로 작용하기보다 제재를 피하기위해 지키는 척하는 골칫덩어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조악한 법규제 몇 가지만 제시해 본다.
먼저 영세업체, 사무직만 있는 업체를 포함해 규모,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업체가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된다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이 최근 통과됐다. 모든 업체에 위험성 평가를 강제하는 것 자체도 무모하지만 심각한 건 애매모호한 내용으로 가득 찬 기준으로 위반 여부가 제멋대로 재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부실한 위험성 평가의 형식적 이행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꼴불견인 건 국회와 정부는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안전교육은 과잉규제로 산업현장의 냉소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사무직이나 관리자에게 시간까지 정해 놓고 안전교육을 강제하고 있는 입법례는 외국에선 발견되지 않는다. 특별교육의 경우엔 잠깐 작업하더라도 2시간 이상 실시해야 하고 여러 작업을 관리하는 관리감독자는 작업마다 16시간 이상을 교육받아야 한다. 교육받다가 하루를 다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형식적 교육을 부추기는 과잉규제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셋째, 전압이 100볼트도 안 되는 전기작업과 같이 위험하다고 할 수 없는 작업도 작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심지어 정부는 원청이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에도 하청과 동일한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를 진다는 비상식적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정부 자신은 외부업체에 전문적인 작업을 의뢰할 때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으면서 기업한테만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내로남불’의 끝판왕이 따로 없다.
넷째, 하청 노동자가 재해를 입은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은 ‘하청’에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의무를 부과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원청’에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법률 간에 의무가 충돌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런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규정은 안전의 형식화를 조장하면서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법 집행의 흉기가 되고 있다. 법 위반 적발 건수가 일선기관의 실적이 되다 보니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법은 실적을 채우는 좋은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특히 중대재해라도 발생하면 법 집행기관은 기업의 난처한 처지를 이용해 ‘닥치고’ 적발을 일삼는다. 기업은 감독권을 갖고 있는 노동청에 ‘괘씸죄’를 우려해 부당한 처사에도 항변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도 예측하거나 지키기 어려운 법을 만들어 놓고 이를 위반했다고 처벌하는 건 그 자체가 불의이자 국가에 의해 저질러지는 범죄다. 이러한 법은 집행기관의 권한 남용과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이 될 뿐 노동자 보호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타키투스를 대신해 노동자들은 묻는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인가. 기득권 집단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한 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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