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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대료 부담 경감, 편가르기의 수단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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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0.12.17 06:00:00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임대료 공정론’을 모토로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 완화 방안을 지시하자 여당이 곧바로 법제화 작업에 착수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정한 임대료 해법 마련”을 공언했고 이동주 의원은 집합 금지 업종에선 임대인의 임대료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 일각에선 표준임대료나 임대료 정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빈사 상태에 빠진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한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당구장·노래방 ·목욕탕 등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폐업 건수는 올들어 7월 말 현재 개업 건수의 3∼4배에 달한다.(KB금융경영연구소 분석) 은행 대출로 겨우 버티는 자영업자는 올 상반기 현재 229만6000명(684조900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38만2000명(70조2000억원) 급증했다.(한국은행 가계부채 통계)

그러나 공정의 잣대를 들이대 ‘임대인=강자, 임차인=약자’로 보는 편가르기식 접근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임차인의 분노를 임대인에게 돌리려는 정치적 꼼수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대출이자 내기도 버거워 적자에 허덕이거나 월세에 의존해 살아가는 생계형 임대인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대상을 단순히 이분화한 뒤 한쪽만의 부담을 일방 강요하는 일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사적영역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은 시장경제의 근간인 계약자유의 원칙을 무력화하고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도 다분하다. 우리는 이미 세입자 보호를 구실로 여당이 졸속 개정한 임대차보호법이 법적 논란은 물론 임대·임차인 간 분열을 초래하고 전세 대란까지 부른 사례를 수없이 지켜본 바 있다.

자영업자의 임대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선 결국 임대인, 임차인, 정부 3자간 공존의 지혜가 필요하다. 임대인이 자발적 임대료 인하에 나설 수 있도록 재정·세제·금융 등 전방위적 유인책을 확대하고 고통받는 임차인에 대해선 선별적 핀셋정책으로 집중지원해야 한다. 임대료가 밀려도 강제 퇴거를 일부 제한하거나(미국·캐나다) 봉쇄조치로 문 닫은 업체에 대해선 고정비의 90%까지 지원(독일)하는 선진국 사례도 눈여겨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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