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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전환 시대 '일자리 안전망'은 필수

김소연 기자I 2020.08.21 06:00:00
[김경선 고용노동부 기조실장]“2년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단 두 달만에 일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코로나 19사태는 우리 모두의 일상을 바꾸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변화의 조짐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인공지능(AI)의 발달과 로봇의 등장은 과학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희망과 동시에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도 가져왔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었던 것이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었을 것이다. 그당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의 놀라운 능력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과 동시에 우리 자녀 세대들은 도대체 무슨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하기도 했다.

코로나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대전환이라고 불릴만한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비대면·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그 변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다. 비대면·디지털 경제는 생산, 소비에 있어서 국경을 더욱 빨리 없애고 있고 그만큼 일자리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전환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그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의 시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 중이다. 한국판 뉴딜은 변화를 선도해 디지털, 친환경 산업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중심 투자’를 통해 미래형 인재를 양성해 변화의 적응력을 높여나가는 한편 ‘고용안전망 구축’을 통해 국민들의 고용불안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산업의 전환과정에서는 일자리의 소멸과 생성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특히 비대면·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경제의 발달은 단순히 일자리 수의 변화만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면 근로자 또는 직업을 구하는 구직자의 직업능력개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직업 능력개발 역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한국판 뉴딜 ‘안전망 강화’ 계획에는 이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폭적인 투자확대 내용이 담겨있다. 향후 5년간 18만명의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근로자 간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격차를 해소를 위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 직무역량 향상 훈련”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전환의 시기에 가장 필수적인 것이 새로운 직업으로 이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실업에 대한 대비다. 1995년 고용보험 도입 이후 정부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0년 4월 기준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전체 취업자 2656만명 중 약 52%인 1380만명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상황이다. 일하는 사람 누구라도 안심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나설 수 있기 위해서는 고용보험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에 대응하여 고용노동부에서는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형태종사자, 프리랜서 등 취업자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시적인 사업으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거대한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보다 체계적으로 일자리의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서 1차적으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용보험을 모든 취업자까지 확대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차적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 경력단절 여성 등을 위한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의지가 되는 사람이나 의지할 수 있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태산양목(泰山樑木)’처럼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와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온 국민이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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