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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에는 말을 아꼈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이 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당의 대응 방안을 묻자 “당에서 곧 정리된 입장을 낼 것으로 안다”고 짧게 답했다. 진상조사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전날 있었던 고소인 측 기자회견을 어떻게 보았느냐는 질문과 내년 보궐선거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재촉하자 “시기가 되면 할 말을 하겠다”고 말했다.
맞서는 김 전 장관은 당분간 지역을 돌며 당심을 살핀다. 이날 울산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대전, 세종, 충청 등 지역을 순회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거침없이 발언을 이어가며 침묵한 이 전 총리를 압박했다. 그는 “재보선의 승패는 국민의 절반이 참여하는 미니대선”이라며 “재보선의 승패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갈림길이며 반드시 이겨야 한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지도부가 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7개월 당 대표’에 그칠 이 전 총리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김 전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당대표 당선시 대선 불출마’를 재확인하며 “영남 300만 표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사안인 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냈다. 김 전 장관은 “피해자의 주장과 고인의 업적 등을 추모하는 의견 사이에 논쟁이 일어나고 감정 대립도 있는데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의 법적인 주장인지 심정을 표현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CBS 라디오에서 말했다.
두 캠프간 세불리기 경쟁도 활발하다. 이낙연 측의 적극적인 구애로 지지의사를 밝힌 전 청와대 대변인인 박수현 의원이 대표적이다. 낭인 신세가 된 박원순계 의원들을 포섭해 수도권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다수의 현역의원들이 당분간 중립을 유지하며 관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권 레이스는 대권 경쟁과 달리 ‘올인’하지 않으려는 성격이 짙어 현역 의원들이 쉽게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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