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자구계획안을 반려한 가운데 등급 하향 트리거보다 회사채 유효등급 소멸 가능성에 따른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단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린 이후 자본시장에서는 자산유동화증권(ABS) 관련 조기지급 사유중 회사채 등급이 BB+이하로 하락하는데 관심을 가져왔지만,오는 25일 미상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무등급 트리거 발동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12일 진단했다. 현재 1조원 규모의 ABS에는 신용등급이 ‘BBB-’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조기상환을 해야 하는 요건이 붙어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은 ‘BBB-’로 등급하향 검토대상에 올라 있다.
이강서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항(무등급 트리거)이 만기 미도래 ABS 대부분에 적용되기 때문에 무등급 트리거가 현실화할 경우 파급력이 매우 크다”면서 “회사는 공시 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유효등급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ABS의 신용등급 하락 또는 유효등급 소멸 관련 트리거를 제외하곤 채무불이행 발생 이전단계에서 자본시장 참여자가 유의해야할 중대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회사는 중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ABS 의존도를 낮추는 차입구조의 재설계와 이를 위한 자금투여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과 관련해 지원 규모 뿐 아니라 지원형태도 주요한 고려사항”이라며 “단순 대출 형태의 자금지원은 단기적 시장심리 안정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회사의 부채비율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형태의 자금지원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직면한 사업 리스크로는 △신규LCC 시장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주요 경쟁사 대비 투자재원 조달 약화로 인한 경쟁 지위 저하 가능성 △미소진 마일리지 사용비율 상승 △유가 및 환율의 변동폭 등을 꼽았다.
이강서 수석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주요한 이슈 관련 경영의사결정에 따른 부정적 결과는 경영진의 역할과 역량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고, 신용도에도 일정 수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박삼구 회장의 퇴진 발표, 그룹 자구계획 제출 등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그룹내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추가적인 자산매각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회사측의 자구계획안에 대해선 “일반적 사업, 재무상황하에선 유효한 자구책이지만 현 단계에서 자본시장 신뢰도 저하, 차입금 상환 부담 및 트리거에 대한 우려 등을 충분히 불식시키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본평가 의뢰가 있을 경우 가급적 잔존 회사채의 만기시점 이전에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 등재 유지 혹은 제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제외할 경우엔 모니터링 요소들에 대해 종합 판단해 확정 등급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