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사모대출 투자로 선회한 가운데 외국계 자본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공실이 많은 빌딩을 싼 값에 인수해 몸값을 높이는 밸류애드 전략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안다자산운용은 워싱턴의 공실 40%인 ‘캐피탈 오피스파크’를 65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번 투자는 국내 기관들이 아닌 미국 현지 기관투자자, 패밀리오피스 등과 손잡고 공동 투자(코인베스트멘트) 형태로 추진했다.
연 25% 이상 높은 내부평균수익률(IRR)이 기대되는 좋은 투자처지만 보수적인 국내 기관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빌딩은 현재 40%가 공실이지만 기존 임차인의 확장 재계약 가능성이 크고 새로운 임차인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지 실사 결과 장기 임차를 했던 휴렛패커드가 빌딩 자체가 문제 아닌 임차 조건 문제로 사무실을 비웠기 때문이다. 워싱턴 외곽지역에 위치한 이 빌딩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안다자산운용이 연 25%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자신하는 이유는 저렴한 인수 가격 때문이다. 최권욱 회장은 “공실이 많다는 이유로 주변 시세 대비 30% 가까이 저렴하게 매입했다”며 “구내식당 신설, 셔틀버스 운영 등 리모델링 비용을 제외하고도 충분히 목표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 공실 빌딩은 T타워 역시 외국계 투자자인 PGIM이 약 1840억원에 인수한다. 서울역 맞은편 T타워는 공실률이 50%에 달해 국내 기관들의 외면을 받아온 빌딩이다. 이 때문에 이번 빌딩 매입가가 주변 시세 대비 40% 가까이 저렴하다. 서울역 인근 오피스 빌딩 시세는 3.3㎡당 2100만원 안팎인데 이번 인수가는 3.3㎡당 1400만원대에 불과하다. 푸르덴셜 계열 PGIM 관계자는 “공실률을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라며 “새로운 임차인을 유치해 현재 50%에 달하는 공실률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안전한 코어 자산 투자와 함께 리스크를 동반하는 밸류애드, 오퍼튜너티 같은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자산군의 포트포리오 구성이 필요하다”며 “국내 기관들은 의사결정 구조상 고위험, 고수익 자산 투자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