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윤희종 위닉스(044340) 회장의 장남 윤철민 위니맥스 대표가 위닉스 2대 주주에 올랐다. 위닉스와 위니맥스의 합병을 통해 지분율을 높인 것. 일각에서는 위닉스가 위니맥스에 물량을 몰아줘 성장을 도운 뒤 합병을 통해 2세에게 지분을 승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는 지난 29일 관계사 위니맥스의 합병을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대 35.0424123로 위니맥스 주식 10만주를 100% 보유한 윤철민 대표는 단숨에 위닉스 주식 350만4241주를 확보, 2대(21.42%)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오는 6월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양사의 합병이 결정된다.
위니맥스는 지난 2001년 윤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미국 펠로우즈(Fellowes)사와 국내 판매권 계약을 체결해 액정보호 필름,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개인정보단말기) 케이스, 무선랜 장비 등의 유통을 맡았다. 위닉스와 완제품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2002년. PDA 관련 액세서리 사업을 영위한 지 1년만에 위닉스 완제품 판매까지 나선 것.
위닉스를 등에 업은 위니맥스는 눈부신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1년 351억원이던 위니맥스의 매출은 2012년에는 678억원으로 2배가량 치솟더니 2013년에는 1719억원으로 3배가량 성장했다. 2011년 1억 66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141억 4100원으로 훌쩍 뛰었다. 2011년 73억원이던 자산총계 역시 2013년 51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위니맥스의 급성장은 최근 제습기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위닉스 ‘뽀송’의 유통을 맡았기에 가능했다. 위니맥스는 위닉스에서 제조된 제습기를 각 대형유통사, 대형마트, 홈쇼핑 등에 론칭해 성장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위닉스의 지분이 없는 윤 대표가 이번 합병을 통해 자연스럽게 최대 주주가 됐다”며 “2세 승계 작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윤희종 회장의 지분은 42.44%에서 33.35%로 떨어지는 반면 윤 대표의 지분은 0%에서 21.42%로 늘어났다.
위닉스 측은 “지난 2002년 위닉스와 위니맥스가 완제품 판매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위닉스는 B2B 위주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위닉스의 제습기 뽀송이 각종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위니맥스의 역량 때문으로 일감 몰아주기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