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한국 경제의 각종 경제 지표에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12년 GDP 대비 양대 그룹 매출 비중이 35%에 달했다. 삼성이 23%, 현대차가 12%를 점했다.
이는 2008년 23.1%에 비해서도 11.9%포인트나 높아진 수준이다. 삼성이 15.9%→23.0%, 현대차가 7.2%→12.0%로 각각 7.1%포인트, 4.8%포인트 상승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세금도 가장 많이 냈다. 2012년 기준 국내 전체 법인(48만2574개)의 손익계산서상 계상된 법인세에서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였다. 2008년과 비교하면, 국내 전체 법인세는 41조5000억 원에서 13.9% 증가에 그친 반면, 양대 그룹의 법인세는 2조9000억 원에서 6조8000억 원으로 232%나 늘었다.
증시에서의 비중은 더 막강하다. 두 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27개로 2013년 9월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1741개사의 1.6%에 불과하지만, 전체 시가총액에서 두 그룹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4.9%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 삼성화재(00081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물산(000830) 등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 말 297조6000억 원으로, 전체 시총(1254조3000억 원)의 23.7%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자동차(000270) 등 현대차그룹 10개 상장사는 140조 원으로 비중이 11.2%에 달했다.
2008년 말과 비교하면 삼성은 186조4000억 원(168%), 현대차는 117조2000억 원(5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규모는 612조 원에서 1254조3000억 원으로 105% 커졌다. 또 두 그룹을 제외하면 나머지 상장사 시가총액은 477조9000억 원에서 816조6000억 원으로 70.9% 증가에 그쳤다.
◇두 그룹 빼면 순익 감소 중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2012년 국내 전체 법인이 거둔 매출(4212조 원) 중 11.3%(476조8000억 원)를 올렸다. 영업이익은 192조1000억 원 중 34조5000억 원(22.4%), 당기순이익은 122조9000억 원 중 42조9000억 원(34.9%)을 거둬들인 것.
그러나 나머지 기업들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국내 전체 법인의 영업이익은 2008년 136조8000억 원에서 2012년 149조 원으로 9%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7조 원에서 80조 원으로 되레 25.2%나 줄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삼성의 주력상품인 휴대폰의 글로벌 판매에 제동이 걸리거나, 엔저 등 환율 악재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꺾일 경우 우리 경제가 입는 타격은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게다가 양대 그룹은 수많은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어 이 부분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영향은 더 절대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