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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사망]"쏘지마 쏘지마" 최후맞은 철권통치자

김기훈 기자I 2011.10.21 08:54:28

(업데이트)시르테에서 생포 후 사망
오바마 "오늘은 중대한 날"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42년간 리비아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해 온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인 시르테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죽음을 불사하고 싸우겠다던 그가 생포 순간 남긴 말은 "쏘지마, 쏘지마"였다. 카다피의 죽음으로 8개월 넘게 계속됐던 리비아 내전은 사실상 종식됐다.

▲ 과도정부 시민군에 생포될 당시 카다피의 모습. 얼굴이 피로 얼룩져 있다.(출처:가디언)
2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시르테 인근에서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군의 공습을 피해 달아나다 과도정부 측 시민군에 생포됐다. 그는 생포 당시 하수관에 숨어 있었고, 시민군이 총을 들이밀자 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는 시민군에 발각되기 이전부터 두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었으며, 생포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내 숨졌다.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마무드 지브릴 총리는 이날 오후 수도 트리폴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렸다.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했다"고 카다피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는 한 도로의 배수구에 숨어 있다 체포됐으며,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카다피의 사망 과정에 대해서는 일부 논란이 제기된다. 주요 외신들이 공개한 사진과 동영상에서 카다피는 체포 당시만 해도 부축을 받아 걸음을 옮길 수 있었지만 이후 자료에서는 몸 곳곳에 총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스라타 도착 후 카다피를 검진했던 의사는 그가 머리와 복부에 총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카다피가 체포된 후 총상을 입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NTC 측은 카다피를 죽이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카다피의 시신은 현재 리비아 서부 도시인 미스라타의 한 이슬람 사원에 안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여러 차례 체포설이 제기됐던 카다피의 4남 무타심도 숨진 채 발견됐으며, 그의 시신도 아버지와 함께 미스라타로 옮겨졌다. 외신들은 카다피가 시르테에 매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카다피의 사망 소식에 리비아 전역이 환호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별 성명을 내고 "리비아 국민의 길고 고통스러운 장(章)이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리비아 역사에 `중대한 날`"이라며 "리비아는 안정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멀고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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