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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반도체 공장 생기면 전후 공정 모두 실습…취업 문 넓어질 것"[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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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6.09.08 05: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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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반도체 인재 양성②]
충청권에 교육 인프라 집중…폴리텍 내부서도 격차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맞춰 반도체 기술 인재 배출 목표
"장비 확충 등 지원 필요"…광주 지역 인재 증가 전망

[전남광주=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제어과에서 하이테크 과정을 수강 중인 임건호(24)씨는 “최근 외국계 장비업체 최종 면접에서 청주캠퍼스 졸업생과 보이지 않는 격차를 느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청주캠퍼스를 졸업한 경쟁자가 식각장비 등 실제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직접 다뤄본 경험을 면접관에게 강조하면서다. 임씨는 “장비를 직접 다루고 기술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AI시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어떤 모습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첨단 장비를 이해하고 실제 생산라인에서 운용·관리할 수 있는 숙련 기술인력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크게 확대하고 있음에도, 교육 현장의 장비와 시설은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형 인재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인 폴리텍에서조차 캠퍼스별 실습 여건에 이처럼 차이가 발생할 정도다.

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제어과 학생이 반도체 플라즈마 제조장비에서 오류가 나자 모니터를 보며 오류를 바로 잡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제어과 학생이 반도체 플라즈마 제조장비에서 오류가 나자 모니터를 보며 오류를 바로 잡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킹산직’ 전공 인기지만…실습 현장은 여전히 ‘장비 부족’

이데일리가 지난달 31일 찾은 폴리텍 광주캠퍼스 반도체 실습장. 학생들은 수업이 시작되자 방진복을 입고 에어샤워를 거쳐 실습장으로 들어갔다. 먼지 한 톨도 불량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실제 반도체 팹(공장)의 작업 절차를 그대로 익히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매 수업마다 방진복 착용부터 불순물 제거, 장비 조작까지 반복하며 생산현장의 작업 방식을 몸에 익힌다.

광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제어과는 반도체 장비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해 2024년 신설된 전공으로 내년 초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학생들은 졸업 후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현장의 장비 유지·보수를 맡는 메인트넌스·오퍼레이터 등의 직무로 진출하게 된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폴리텍이 발 빠르게 신설한 학과로 지역에서는 시설을 가장 잘 갖춘 반도체 교육 현장으로 손꼽히지만, 교수진과 학생들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첨단 제조업일수록 이론과 실제 장비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공정별로 200대를 넘어서지만, 광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제어과가 보유한 장비는 5대에 그친다.

갖추지 못한 장비는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교육하지만 실제 장비의 버튼을 누르고 공정 조건을 바꿔보는 경험까지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폴리텍이 청주캠퍼스에 구축된 ‘미니팹’을 확대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칫 졸업생들의 취업 경쟁력 차이로 연결될 수도 있다.

노성동 반도체시스템제어과 학과장은 “제대로 된 반도체 기술 인재를 키우려면 청주캠퍼스처럼 전문적인 교육센터를 확대해야 한다”며 “실습장에 있는 플라즈마 제조 장비의 경우 질소, 아르곤 등 위험 물질을 여기선 쓸 수가 없어서 산소로 대체하는데, 미니 팹과 같은 교육센터는 위험물질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24시간 내내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시스템제어과 실습현장에 마련된 에어샤워실. 한 학생이 방진복을 갖춰 입은 뒤 실습장에 들어서기 전 에어샤워로 불순물을 제거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반도체시스템제어과 실습현장에 마련된 에어샤워실. 한 학생이 방진복을 갖춰 입은 뒤 실습장에 들어서기 전 에어샤워로 불순물을 제거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미니 팹 통해 교육 질 높아져…정주인력 확대도 기대

폴리텍은 미니팹 확대를 통해 학생들이 기업에 입사하기 전부터 실제 장비와 공정을 충분히 경험하도록 기술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니팹을 통해 반도체 전·후공정을 모두 경험하도록 실제 공정에 가까운 실습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미니팹에 대한 구상은 이규필 전 폴리텍 분당융합기술교육원장(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필두로 한 ‘반도체 분야 교육 촉진 및 인재 양성을 위한 폴리텍 반도체 TF’가 맡아 내놓은 계획이다.

127평 규모의 클린룸을 비롯해 공정장비 전용 기계실 및 전기실, 기술지원실 및 분석실과 강의실 및 회의실 등 총 756평에 달하는 규모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따른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광주캠퍼스 상황에 맞춰 설립안을 조정해 2년 내 교육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리텍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인재 양성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지방 정주 인력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권만 해도 폴리텍 광주캠퍼스를 졸업한 후 전공을 살릴 만한 첨단 제조업 일자리가 부족해 수도권이나 충청권 등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과에 재학 중인 2학년 류강욱(27)씨는 “광주 출신이라 (졸업하면) 타지보다 광주에서 근무하고 싶은데 인프라가 좋은데도 기업이 별로 없어서 취직할 곳이 없다”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올 때쯤이면 경력도 어느 정도 쌓았을 때라 중장기적으로 광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명현 전기과 학과장은 “광주는 정주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꽤 많은데 일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예산 문제로 들여오지 못한 부족한 장비들을 들여오고 집중적으로 지원한 뒤 기업 일자리까지 받쳐준다면 정주하는 청년 기술 인재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노성동 반도체시스템제어과 학과장이 웨이퍼를 들고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노성동 반도체시스템제어과 학과장이 웨이퍼를 들고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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