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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R&D 인력만이라도 주52시간 규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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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I 2026.08.24 05: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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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②]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호남·반도체·R&D·개인동의 한정 근로시간 특례 제안
"고소득 전문인력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도입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역은 호남, 업종은 반도체, 직무는 연구개발(R&D)로 한정하고 그것도 근로자가 원할 때만 주 52시간 규제를 풀어주자는 겁니다. 전체 노동자의 0.1%도 안 되는 인원인데 이것조차 못 풀어준다면 중국 기업들만 웃게 될 겁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메가특구가 기존 특구와 확실히 다른 투자 유인을 제시하려면 첨단산업 R&D 분야의 근로시간 규제부터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정 지역·특정 산업·특정 직무에 근로자 개인 선택까지 전제로 한 ‘4중 안전장치’를 두고서라도 주 52시간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자 는 제안이다.

그는 “전국 모든 근로자에게 주 52시간제를 풀어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호남이라는 특정 지역, 반도체라는 특정 업종, 그 안에서도 R&D 인력으로 한정하고 본인이 원할 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상자는 전체 노동자의 0.1%도 되지 않는다”며 “그 작은 영역에서조차 시도하지 못한다면 첨단산업 경쟁에서 어떻게 중국을 따라잡거나 따돌리겠느냐”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현재 호남 반도체 메가특구와 관련해 노동자가 동의하는 경우 소득 상위 3% 수준의 관리자와 R&D 인력에 근로시간 특례를 두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소득 상위 3%는 대략 연 1억 5000만원 안팎의 고소득 전문인력이다.

이 부회장은 이런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연봉 1억 5000만원을 받는 고숙련 연구인력이라면 업무 방식이나 근로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전문인력에 가깝다”며 “노조가 근로시간 규제 완화가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한다면 소득 상위 3%처럼 대상을 명확히 제한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을 더 하고 싶은 사람이 수당을 더 받고 자신의 숙련도를 높이겠다고 선택하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막는 게 과연 근로자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모든 규제를 없애자는 게 아니라 개인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영역은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근로시간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중국의 거센 기술 추격이 있다. 그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우리를 1~2년 차이까지 따라온 것으로 본다”며 “말로는 2년이라고 하지만 실제 체감 격차는 더 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경쟁력은 전력과 용수, 기술과 사람인데 연구개발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똑같은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해선 경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메가특구가 성공하려면 근로시간 유연화에 더해 ‘선(先) 허용 후(後) 규제’라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체계로 과감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안전 등 반드시 금지해야 할 사항만 예외로 정하고 나머지 신기술 실증과 사업화는 원칙적으로 허용해야 기업의 투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용수 등 핵심 인프라 역시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구마모토현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전력·용수 인프라를 빠르게 지원하고, 대만이 신주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산·학·연 인재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우리 역시 입지 선정 이후 기업이 개별적으로 각종 인프라와 인력을 확보하도록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메가특구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기업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중국이 우리 산업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에서는 근로시간과 규제, 전력·용수, 인재 공급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기업이 실제로 ‘여기라면 투자할 수 있겠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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