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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피터팬 증후군 유발 규제, 혁파 없인 성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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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9.08 05:00:00
경제계가 기업의 성장 의욕을 저해하는 규제 체계의 대대적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3개 경제단체는 지난주 공동 개최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업 규모에 따른 계단식 규제가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계속 중소기업으로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기업을 쪼개는 등으로 규모를 일부러 늘리지 않기도 한다”며 “규제의 벽을 제거해야 성장 동력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동화 주인공 피터 팬처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를 회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현실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여기에는 기업에 대한 규모별 차등규제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럼 출범식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자산 규모 5000억원을 넘어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 5조원 이상 대기업이 되는 순간 329개의 규제를 각각 받는다. 같은 중견기업이라도 자산 규모 2조원대에서 규제가 34건 추가된다. 이는 조사 대상으로 추린 12개 법률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이며 모든 법률을 다 조사하면 규제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2023년) 중소기업 1만 개 중 4개만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 1천개 중 14개만이 대기업이 되는 데 그쳤다. 최근 20년간(2005~2024) 미국에서는 10대 기업 중 9개가 바뀐 데 비해 한국에서는 10대 기업(그룹 기준) 중 2개만 바뀐 것도 국내 산업과 기업의 역동성이 부진함을 보여준다. 그 배경으로는 악화한 교역 환경과 전반적인 성장 정체도 꼽히지만, 피터팬 증후군을 유발하는 규제 체계의 영향도 크다.

기업의 성장이 국가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만연한 피터팬 증후군은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유발하는 규제를 전수 조사해 혁파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성장하는 기업은 경제적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므로 벌이 아니라 상을 줘야 한다는 쪽으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규제 체계를 성장 역진형에서 촉진형으로 바꿔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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