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 매장에 보일러 회사가 왜?…숙면 협업 경쟁 ‘치열’

김경은 기자I 2024.12.06 06:35:00

알레르망, 전국 가두점서 경동나비엔 숙면매트 판매
이브자리, 체험형 매장서 귀뚜라미 카본매트 전시
숙면 시장 3조로 커지자 이종 산업도 ‘의기투합’
스타트업과 기술 교류도…슬립테크 시장 노린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숙면 시장을 둘러싼 기업들의 협업 열풍이 거세다. 보일러업계와 침구업계 투톱이 경쟁적으로 손을 맞잡고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섰으며 슬립테크(수면 기술) 스타트업과 기술 교류도 이어가고 있다. 3조원 규모로 성장한 슬리포노믹스(수면 경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알레르망)
5일 업계에 따르면 알레르망은 최근 전국 가두점 매장에서 경동나비엔(009450) 숙면매트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제품은 ‘숙면매트 온수’와 ‘숙면매트 카본’ 2종으로 0.5℃ 단위의 온도 조절 기능과 좌우 분리 난방 기능을 탑재했다.

알레르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동나비엔 숙면매트의 오프라인 공식 판매처로 나섰다. 알레르망의 ‘고객 맞춤형 수면 솔루션 제공’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라는 설명이다.

경쟁사인 이브자리는 귀뚜라미와 손잡고 전국 체험형 매장에서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 체험존 운영을 시작했다. 수면 시간을 3단계로 나눠 구간별 지속 시간과 온도 조절이 가능한 자동 온도 조절시스템을 갖춘 제품이다.

이번 협업은 최적의 수면 솔루션을 목표로 하는 양사가 힘을 합쳐 보다 나은 수면환경을 제시하고자 기획했다. 맞춤 침구를 제안하는 이브자리와 최적 숙면 온도를 제공하는 귀뚜라미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레르망과 이브자리,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각각 침구와 보일러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이다.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의기투합에 나선 건 숙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의 일환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8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1년 3조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이 2026년까지 4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성장성이 높은 만큼 이종 산업 간 협업 시도 역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협업이 진행 중이며 기술 교류도 활발하다.

경동나비엔이 이번에 출시한 숙면매트 신제품의 경우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공동 연구한 인공지능(AI) 숙면 기술을 적용했다. ‘AI 수면모드’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의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측정하고 수면 단계를 분석한 뒤 단계별 최적의 온도를 자동 조절한다.

에이슬립은 자는 동안 숨소리를 측정해 수면의 질을 분석하는 AI 수면진단 솔루션 ‘슬립루틴’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브자리와도 수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알레르망은 AI 베개 업체인 퓨어렉스와 협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최적화한 수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종 산업 간 경쟁적으로 손을 잡는 분위기”라며 “오프라인 판매처를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건 물론 기술을 보유한 슬립테크 기업과 협업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워보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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