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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히 죄악주에 해당하는 종목뿐 아니라 사실상 카지노주에 해당하는 주식 지분도 최근 늘렸다. 외국인 대상 카지노가 들어서는 제주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는 롯데관광개발(032350) 지분 확대가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의 롯데관광개발 지분은 지난 6월 8.41%에서 지난달 10.75% 수준까지 늘어난 상태다.
환경보호에 역행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석탄 관련 주식에 5조5126억원을 투자한 반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투자는 2007년과 2019년, 2020년 1건씩 총 1300억원에 그친다. 특히 정부가 대대적으로 ‘그린뉴딜’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기조와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죄악주 투자는 국민연금 국감의 단골메뉴지만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뒤 기금 운용원칙에 지속가능성을 못박아두고도 실제 투자 내역은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지적이 더욱 거셌다. 지속가능성 원칙은 당장 수익성만 따지는 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해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요 지표로 알려져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글로벌 연기금 사이에선 투자 기준의 하나로 정착한 지 오래다. 이에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14일 국감장에서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석탄 투자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면 연장 투자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올해 국감에선 국민연금 외에 사학연금과 교직원공제회도 투자처를 두고 집중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사학연금의 죄악주 국내주식 평가금액은 590억원으로 지난 2015년(271억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교직원공제회는 2018년과 지난해 2년간 총 57억원을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한 사항을 지적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