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초격차 승부수…평택 2라인 본격 가동

신민준 기자I 2020.08.30 11:00:00

총 30조원 대규모 투자 집행…3만명 이상 고용창출 기대
업계 최초 EUV공정적용한 3세대 10나노급 모바일 D램 출하
"미래투자 멈춰선 안돼"…이재용 차세대 기술 육성의지 반영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평택2 라인에서는 업계 최초로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1z) 저전력(LP) 모바일 메모리반도체(D램)가 생산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D램,·낸드·파운드리까지”…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는 30일 평택 2라인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평택 2라인은 이번 D램 양산을 시작으로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까지 생산하는 첨단 복합 생산라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반도체 초격차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은 연면적이 축구장 16개 크기인 12만8900㎡(약 3만9060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생산 라인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 지난 5월 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도 착공했다. 지난 6월에는 첨단 V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낸드플래시 생산라인도 착공했다. 두 라인 모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평택 2라인은 2018년 8월에 발표한 180조원 투자, 4만명 고용 계획의 하나로 건설된 것이다. 이에 따라 평택 1라인에 이어 이번 평택 2라인에도 총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다. 직접 고용하는 인력은 약 4000명으로 예상된다. 협력사 인력과 건설인력을 포함하면 약 3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둘러싼 사법리스크로 미래사업 계획 차질 우려도

평택 2라인에서 이번에 출하된 16기가바이트(Gb) LPDDR5 모바일 D램은 메모리 양산제품으로는 처음 EUV 공정이 적용됐다. 역대 최대 용량과 최고 속도를 동시에 구현한 업계 최초의 3세대 10나노(1z) LPDDR5 제품이다.

이번 제품은 기존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12Gb 모바일 D램 LPDDR5 5500메가바이트 퍼 세컨드(Mb/s)보다 16% 빠른 6400Mb/s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 16GB 제품 기준으로 1초당 풀 고화질(HD)급 영화(5GB) 약 10편에 해당하는 51.2GB를 처리할 수 있다. 또 16Gb LPDDR5 모바일 D램은 8개의 칩만으로 16GB 제품을 구성할 수 있어 기존 제품(12Gb 칩 8개 + 8Gb 칩 4개)대비 30% 더 얇은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멀티카메라, 5세대 이동통신(5G) 등 부품 수가 많은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같이 두께가 중요한 제품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차세대 1z 16GB 모바일 D램을 업계 유일하게 제공함으로써 내년 출시되는 AI기능이 더욱 강화된 5G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용 제품까지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기술 육성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당시 세계최초 EUV 전용 생산시설인 V1라인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았다. 올해 초에는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연구소와 생산라인을 방문해 EUV 기술 개발 현황과 라인 가동 상황도 점검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삼성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같은 범국가적 미래성장 사업 육성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은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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