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노화는 고칠 수 있는 '질병'이다

윤종성 기자I 2020.08.19 06:00:00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 외|624쪽|부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2006년 세계 최고 학술지 ‘네이처’에 한 논문이 실렸다. 적포도주에 많이 함유된 ‘레스베라트롤’이란 물질이 노화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내용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해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였고, 전 세계 언론에서 앞다퉈 대서특필했다. 논문 발표 후 적포도주 판매량은 30%나 늘었다.

당시 논문을 썼던 이는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 이 책은 그가 25년 장수 연구를 집대성한 역작이다. 자신의 하버드 의대 연구실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연구자와 연구실에서 이루어져 온 주요 최신 성과를 총망라한 이 책은 수명과 장수, 인간과 생명의 패러다임까지 뒤집는 충격적인 사실과 비밀을 담고 있다.

우리는 노화를 삶의 일부로 여기며, 늙어 감을 부정하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일로 치부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생각이 틀렸다고 말한다. 노화는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며, 이 병은 치료를 통해 지연하고 중단하고 역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노화만 해결하면 모든 장애와 질병에서 벗어나 누구나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40억 년 진화의 역사와 최신 유전학, 후성유전학, 의학, 과학에 근거해 노화의 근본 원인을 밝힌다. 또 장수 유전자와 항노화제, 장수 약물부터 노화 예방 백신과 세포 재프로그래밍, 맞춤 장기 생산 등 최신 의료기법까지 다양한 장수 비법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우리는 113년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공식적’ 견해는 150년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인류의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도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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