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미·중 무역분쟁으로 ESS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업체들의 약세가 예상된다”라며 “향후 ESS시장 성장의 중심축이 미국, 유럽 등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해외 국가들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관련업체들이 핵심 수혜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ESS 시장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최근 미국 네바다주 제미니(Gemini) 태양광 프로젝트의 개발사는 환경영향평가를 신청하면서 ESS 설치계획을 추가했다. 이 회사는 2123MWh의 ESS를 설치,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껏 발표된 ESS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플로리다 파워(Florida Power)의 900MWh가 가장 컸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ESS 설치량이 약 777MWh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ESS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배터리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성 확보 △주요 주(州)들의 ESS 설치 의무화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ESS 사업 과금 허용 등의 이유가 복합 작용한 결과다. 한 연구원은 “미국 ESS 시장은 향후 연평균 72%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최대의 육상풍력 단지인 화이트리(Whitelee, 539MW) 개발업체는 지난 13일(현지시각) 200MWh/50MW의 ESS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스타스(VESTAS), 외르스테드(Orsted)등 유럽의 풍력업체들은 ESS사업부를 따로 만들어 발전소 건설 시 ESS 설치를 같이하는 방향으로 영업과 개발을 하고 있다.
이밖에 블랙아웃으로 홍역을 치루었던 호주는 풍력발전소와 ESS를 패키지로 묶어 단지를 건설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설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인도는 GWh급 ESS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ESS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중국업체들 경쟁력 약화까지 더해져 국내업체들의 ESS발 성장모멘텀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