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한반도담당 부차관보급 3인 체제로…'북한전담'도 추가

김경민 기자I 2018.09.04 07:44:47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미국 국무부가 과거 한사람이 겸한 한반도 관련 부차관보 업무를 ‘3인 체제’로 분화한 것으로 3일(현지시간)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는 대북정책특별대표(스티븐 비건)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마크 내퍼) 업무가 분리된 데 더해 북한전담 부차관보급이 추가된 데 따른 것으로,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의 재편 및 보강 작업이 가속하는 흐름이다.

북미 간 협상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반도 현안의 체계적 대응에 나서기 위해 진용을 재정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 등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과장을 지내며 지난 2월 말 조셉 윤의 은퇴로 공석이 된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및 대북정책 특별대표 대행을 해온 마크 램버트는 최근 북한을 담당하는 부차관보 대행으로 업무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동아태 부차관보 가운데 북한 관련 업무는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가 맡아왔다는 점에서 북한전담을 둔 것 자체가 업무의 연속성·효율성을 염두에 둔 세분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북한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가 공식 직제로 신설된 것인지 아니면 ‘미션형’ 한시 직함인지는 확실치 않다.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은 6·12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실무적으로 참여한 데 이어 후속협상을 총괄하기 위해 국무부 내에 꾸려진 ‘포스트 싱가포르’ 워킹그룹의 멤버로 활동하는 등 대북 업무에 실무적으로 깊숙이 관여해왔다. 지난 7월 말에는 한국을 방문해 직접 남북경협 관련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대북 경협 사업의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은 조만간 한국 등 동북아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비건 신임 특별대표의 ‘손발’ 역할을 하며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그를 보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소식통은 “그동안 대북 관련 업무를 계속해온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이 비건 특별대표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비건 특별대표가 정착하는 대로 워킹그룹 보강 등 관련 조직의 추가 정비 작업도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비핵화 이슈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관련 부분이 세분되고 강화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의 ‘스카우트’를 계기로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를 분리하면서 지난달 29일 자로 마크 내퍼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를 부차관보 대행에 임명한 바 있다.

내퍼 신임 부차관보 대행은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대사였던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지난 7월 해리 해리스 신임 대사가 부임하기까지 대사 대리직을 맡았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내퍼 부차관보 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공식 부차관보를 맡게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포드 자동차 부회장 출신인 비건 신임 특별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중량급 인사라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한반도 라인의 체급이 한층 중량화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거의 전권을 받아 북미 실무협상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이던 브렛 브루언도 최근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비건 특별대표에겐 어려운 북미 협상 국면에서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국무부 내 한반도 관련 라인업이 속속 갖춰지는 가운데 수전 손턴의 ‘낙마’로 공석이 된 뒤 캄보디아 대사로 내정된 패트릭 머피가 대행하는 동아태 차관보와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이 맡았던 한국과장 후임에 대한 인선 작업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동아태 차관보에는 해리스 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공군 장성 출신인 데이브 스틸웰 등이 후보로 거론돼왔다.

여기에 판문점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를 맡다 일단 ‘현업 복귀’한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도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를 논의했던 백악관 집무실 내 ‘결단의 책상’(미국 대통령 전용책상) 회의에 참석하는 등 긴급 현안이 있을 때마다 ‘호출’되는 핵심 대북 브레인 ‘5인방’의 하나로 꼽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폼페이오 장관, 앤드루 김 CIA(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 비건 특별대표, 김 대사와 집무실에서 회의하는 장면이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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