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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렬 한예종 총장 "北 빠졌지만 민통선서 예술제 연다"

김미경 기자I 2015.08.09 13:12:02

휴전선 155마일 가로 짓는 통일염원 공연
정부 기념사업 중 민통선지역 유일 행사
14일까지 강화-고성-철원 3차례 횡단
"북한측 접촉했지만 묵묵부답…기다릴 것"

9일 오후 막을 올리는 ‘DMZ 평화예술제’를 앞두고 예성강 넘어 황해도 개풍군이 보이는 강화 통일전망대 앞에 선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사진=한예종).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남북 교류음악회는 아쉽게도 고사됐다. 하지만 유효기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년이든, 후년이 됐든 정치색 배재한 예술교류를 꿈꾼다”.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총장이 9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DMZ 평화예술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신 동서 최북단 휴전선을 따라 민통선에서 평화예술제를 연다”며 이번 행사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예종은 당초 광복 70주년을 맞아 북한 측과 남한 예술가들이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념 행사를 추진 중이었으나 계획을 일부 수정해 강화·고성·철원 민통선 3개 지역에서 3차례 평화예술제를 열기로 했다.

김 총장은 “작년 한예종이 기획한 남북 교류음악회가 ‘광복 70주년 기념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올초 2월부터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을 통해 김원균 평양음악대에 접촉, 남한과 북한에서 한 차례씩 또는 제3 장소에서 음악회를 열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다. 민간 차원의 학생 교류행사여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으나 끝내 아무런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경색된 남북 관계로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됐지만 차선책으로 아시아 신진예술가 100명이 모여 동서 최북단 ‘휴전선 155마일’(248㎞)을 가로지르는 예술제를 펼친다”고 밝혔다.

예술제의 첫 행사인 ‘새로운 출발-혼례굿’은 이날 오후 3시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펼쳐진다.이어 12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14일 강원도 철원 노동당사 등 최북단에서 한예종 학생과 브루나이·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신진예술가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공연을 한다.

최준호 연극원 교수는 “100인의 예술가들이 모여 한국 분단 상황의 상처를 돌아보고 궁극적으로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 행사”라며 “젊은이들이 전 장르에 걸쳐 함께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화에서는 남북 분단 현실을 신랑 없는 전통 결혼식으로 풍자한 관객참여형 연희극을 선보인다. 고성에선 전쟁에 희생된 영혼을 위로하고 통일을 비는 통일기원굿을, 철원에선 바이올린 7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평화기원제를 연다.

김 총장은 “분단과 아픔의 상징인 동서의 DMZ(비무장지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예술제는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예술적 방법으로 전달해 광복 70년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평화통일 기원의 장이 될 것”이라며 “한예종은 10여년 전부터 평양에 분교를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칠 만큼 남북 교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기회가 안 닿고 있다. 남북 교류에 이번 민통선 예술제를 시작으로 남북 예술교류의 기회가 꼭 오리라 생각한다. 꾸준히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광복 70주년 기념 DMZ 평화예술제-아시아 신진예술가 모습(사진=한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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