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 증시가 18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적인 성향을 나타냈으나 주요 경제지표가 기대에 못미치며 증시 움직임을 제한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0.10% 하락한 1만8029.8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대비 0.03% 내린 2099.68, 나스닥 종합지수는 0.14% 오른 4906.3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이제 5000선 고지를 100포인트 가량 남겨뒀다.
증시는 이날 장 초반 그리스와 유로존 간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하락 출발했다. 이후 1월 FOMC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며 낙폭을 줄였으나 엑손모빌 등 에너지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美연준 “기준금리 인상 서두를 필요 없다”-FOMC의사록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위원들은 오랜 기간 제로(0)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의사록에서 많은 위원들은 섣부른 금리 인상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부 만이 금리 인상이 늦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과열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위원들은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의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할 경우 시장이 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첫번째 기준금리 인상에 적절한 경제 상황에 대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19일 대출연장 요청..유로그룹 20일 회의 열 듯
그리스가 6개월 대출 연장을 당초 알려진 것보다 하루 뒤인 19일(현지시간)에 요청할 것이라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다만 대출은 엄격한 긴축 조치를 포함하는 현재의 구제금융 조건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가브리엘 사켈라리데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내일(19일) 아침 신청서를 제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이달 말 만료될 구제금융을 4~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요청하기 위한 초안의 세부내용을 작업 중이다. 이는 지금까지 새로운 내용의 대출 합의만을 요구해온 데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20일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을 논의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그리스가 유로그룹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확실히 명시된 요청’을 제출할 경우에만 회동하기로 했다. 회동은 직접 만나거나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ECB, 그리스 은행에 680억유로 ELA 2주 연장 승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대한 680억유로(미화 780억달러) 규모의 긴급유동성지원(ELA) 2주 연장을 승인했다고 관련 소식통을 인용, 다우존스와 CN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앞서 ECB는 지난 12일 ELA 한도를 650억유로로 높인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리스 중앙은행은 약 100억유로의 한도 상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LA 연장은 그리스가 유럽 채권단과 대출 연장을 협의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이번 주말 그리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美 1월 산업생산 0.2% 증가..기대 못미쳐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소폭 증가했으나 월가 기대에는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월 산업생산이 0.2% 증가(계절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전문가 예상치 0.4% 증가에는 못미친 수치다.
제조업 부문 생산이 0.2% 증가했으며 기업 장비 생산은 0.8% 늘었다. 한파 영향으로 유틸리티 생산은 2.3% 증가한 반면 유가 하락 여파로 광업 생산은 1.0% 감소했다. 설비가동률은 79.4%로 예상치인 79.9%보다는 낮았다.
◇美 1월 주택착공 107만건..전월比 2% 감소
미국의 지난달 주택착공이 겨울 한파 영향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월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대비 2% 감소한 연율 107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전문가 예상치와 부합한 수준이다. 중서부와 북동부 등 일부 지역의 눈폭풍이 주택 건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요를 나타내는 주택착공 허가건수는 0.7% 감소한 105만건으로 전월 수정치인 106만건에 못미쳤다. 전체 주택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단독주택 허가건수는 6.7% 감소한 67만8000건을 기록했다.
◇美 1월 생산자물가 0.8% 하락..에너지 비용 ‘뚝’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영향을 줬다.
미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전문가 예상치 0.5% 하락을 밑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 무역을 제외한 근원 PPI는 0.3% 하락했다. 에너지 비용이 10.3% 하락했으며 특히 휘발유값은 24% 급락했다. 식품 가격은 1.1%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0.2% 내렸다.
◇유가 하락..엑손모빌 등 에너지주 동반 약세
국제유가는 이날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39달러, 2.6% 내린 52.1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처분 사실이 알려진 엑손모빌이 2% 넘게 하락하는 등 에너지주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금 4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온스당 8.40달러 하락한 1200.2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하락했으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소폭 하락한 2.08%를 기록했다.